제주공항 활용 극대화 방안 마련을 위해 수행된 ADPi 보고서가 폐기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일요신문] 제주 제2공항 인프라 확충을 위한 용역 가운데 제주공항의 확장 및 활용 방안을 담은 ADPi(파리공항공단 엔지니어링) 보고서가 폐기된 것으로 드러나 향후 파장이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국토교통부가 의도적으로 이를 은폐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제주공항 활용 극대화 방안 마련을 위해 수행된 ADPi 보고서는 지난 2015년 제주공항 단기 인프라확충 방안 발표 이후 원본 보고서가 공개되지 않으면서 그동안 의도적 은폐의혹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제주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와 제2공항 반대범도민행동(이하 반대위) 측은 공항건설의 주요 쟁점인 파리공항공단 엔지니어링의 하도급 용역 보고서를 국토부가 제출하지 않았던 것은 의도적으로 은폐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대위는 “ADPi의 하도급 용역 보고서가 폐기된 것으로 드러난 이상 국토부가 의도적으로 은폐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면서 “최근 정보공개청구를 했는데 기존 사업타당성 보고서에 녹아 있으니 참고하라는 무책임한 정보공개청구 결과를 받았다”고 비판했다.
제주공항 인프라확충 사전타당성용역 재조사 검토위원회(위원장 강영진)는 지난 1일 서울 김포공항 인근 국토부 사무실에서 제2차 회의를 개최하고 ADPi 보고서 의혹과 공개토론회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 사전타당성 용역을 맡았던 A 업체 관계자는 회의에 참석해 ADPi 보고서 은폐 의혹과 보고서 원본 제출 요구에 대해 답변했다.
A 업체측은 검토위원들이 ADPi보고서 원본 제출을 요구하자 “ADPi 보고서는 지난 2015년 3월 국토부에 전달한 뒤 폐기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ADPi 보고서의 경우 검토 후 폐기했지만 관련 내용은 사전타당성용역에서 다뤄졌다”며 “지난 2015년 6월 당시 제주공항 포화 해소를 위한 단기 과제 해결을 위한 팀에서 ADPi 보고서를 공유해 논의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강영진 검토위원장은 “국토부와 A 업체가 ADPi보고서를 폐기한 것이 어떤 규정이나 지침에 의한 것인지 다음 회의까지 설명해 달라”고 국토부에 요청했다. 검토위는 오는 15일과 29일 제주에서 열리는 3·4차 회의 이후 공개토론회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반대위측은 지난 4월 16일 “ADPi 보고서는 제주공항을 활용하는 방안이 담긴 중요한 보고서”라며 공개를 요구한 바 있다.
A 업체측은 ADPi와 계약서를 추가 제출키로 했지만 검토위 차원에서 보고서를 확인하지 못해 제2공항 갈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또한 보고서 폐기와 관련해 은폐 의혹이 감사원 감사를 통해 밝혀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제주 제2공항에 대해 찬반을 묻는 도민 공론조사 대신 제2공항 기본계획 반영사업 발굴을 위한 공청회 개최 가능성을 시사했다.
원 지사는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을 위해 여론을 환기하고 전 도민의 의견 수렴과 참여를 촉진시킬 수 있도록 도민 공개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며 “국토부 검토위 중심으로 찬반을 얘기하고 있는데 기본계획에 직접 반영할 내용과 더불어 기본 계획에는 포함되진 않아도 향후 도 전체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사항들을 도민 의견을 수렴해 발전 방향을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제2공항 반대위측은 “제주도민들의 공론조사 요구를 무시하고 있다”면서 “원 지사가 도민을 무시하고 방향성도 잃은 채 독선과 오만으로 제2공항 건설에만 혈안이 돼 있다”고 규탄하며 제주시내에서 촛불집회를 이어 가고 있다.
현성식 기자 ilyo9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