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 지역구? 용산·TK 등 거론…“험지 출마해 리더십 보여줘야” 지적도
제1야당의 당대표이자 차기 대선주자로 손꼽히는 황교안 대표에게는 총선 출마와 불출마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대선에 집중하기 위해 총선을 불출마할 가능성도 있지만 2022년까지 원외에서 당대표를 하는 것보다 원내에 진입하는 것이 당이나 본인에게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국회의원을 배출한 정당의 당대표가 원외에 있는 건 자유한국당이 유일하다.
황교안 대표가 출마하게 된다면 비례대표 또는 지역구 출마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이 중 비례대표의 앞 순번을 받는다면 큰 고민없이 전국을 돌며 선거 유세를 할 수 있어 비례대표 출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아직 공직 선거 경험이 없는 황 대표에게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다만 비교적 쉬운 길인 비례대표보다 지역구 선거를 통해 스스로 험지를 택하는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도 좋지 않겠냐는 지적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노원병에 출마하고도 자신의 지역구보다 전국 각지를 돌며 당 유세에 집중하는 양상을 보였다. 당시 일부 언론에서 지역구를 등한시 했다는 비판이 있었음에도 안 대표는 지역구에서 과반이 넘는 득표를 거두며 승리했고 비례대표의원 투표수에서도 민주당을 넘어서는 결과를 이끌어 낸 바 있다. 선거를 앞둔 각 당 대표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는 대목이다.
만약 황 대표가 지역구에 출마하게 된다면 서울 용산이 후보지 중 하나로 꼽힌다. 용산구 서계동은 황 대표가 태어난 곳이다. 황해도 실향민 출신인 황 대표의 부모는 1957년 이곳에서 황 대표를 낳았다. 연고를 중시하는 국내 정치 상황을 고려하면 다른 지역보다 접점이 낮지 않은 편이다. 게다가 용산은 지난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용산, 여의도 통개발을 하겠다고 선언했다가 철회하는 바람에 집권 여당에 대한 불만 기류도 적지 않다.
다만 용산의 터줏대감인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변수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총선에서 당적을 바꾼 더불어민주당 진영 의원에게 이곳을 내줬다. 진영 의원는 17대부터 19대 총선까지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소속으로, 20대에는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용산의 맹주다. 만약 21대 총선에서 4선의 진영 의원과 대권주자 황교안 대표가 맞붙는다면 용산은 격전지 중의 격전지가 될 공산이 크다.
또 다른 선택으로 자유한국당의 텃밭인 TK를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딱히 개인적인 연고도 없는 대구경북 지역에서 현역 의원을 밀어내고 출마를 강행한다면 강한 반발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선의 향방을 좌우할 선거에서 한 석의 의석이라도 늘리기 위해 당대표가 솔선수범해 수도권이나 열세 지역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 때문에 자유한국당과 황교안 대표의 결정에 관심이 집중된다. 자유한국당 당대표실은 황 대표의 총선 출마를 묻는 질문에 “현재 황대표의 출마와 관련해 당내에서 논의된 바 없다. 연말은 돼야 출마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창의 기자 ilyo22@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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