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티호텔은 지난해 7월 오픈해 부산 지역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아스티호텔에서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2018 독도시책 영역별 협력 포럼’을 개최하는가 하면 지난 3월에는 부산연구원(BDI)과 한국철도기술연구원(KRRI)이 ‘남북 협력시대의 한반도 신경제구상 실현’ 세미나를 아스티호텔에서 개최하는 등 부산 지역 대형 회의 장소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부산 동구 초량동에 위치한 아스티호텔. 사진=아스티호텔 페이스북
‘일요신문’ 취재 결과 아스티호텔의 소유주는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촌동생인 조진호 씨로 밝혀졌다. 조 씨는 고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동생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의 장남으로 이종남 전 감사원장의 딸 이경아 씨와 결혼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조 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부동산 업체 아로시코리아는 아스티호텔에 3억 원을 출자했다. 법인등기부에 따르면 아스티호텔의 자본금도 3억 원이다. 이를 토대로 계산하면 아로시코리아가 아스티호텔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말까지 아로시코리아는 한진그룹 계열사로 취급됐지만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로부터 친족 독립경영을 인정받아 올해 1월 28일부터 한진그룹 계열사에서 제외됐다.
아스티호텔 오픈 당시 호텔의 대표이사는 장 아무개 씨였다. 장 씨는 부산 롯데호텔, 부산 웨스틴조선호텔 등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한 해 동안 장 씨는 부산 지역의 여러 언론과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아스티호텔을 홍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올해 4월, 장 씨가 돌연 아스티호텔 대표에서 사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장 씨가 지난해 6월 대표에 취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취임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아스티호텔의 구체적 실적이 확인되지 않아 장 씨가 호텔 경영을 잘했는지 판단하기는 어렵다.
후임 대표이사로는 기존 아스티호텔 사내이사였던 조진호 씨가 취임했다. 그런데 조 씨는 서울에 거주 중인 것으로 나와 부산에 있는 아스티호텔 경영에 집중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더구나 조 씨는 아스티호텔 경영만 맡고 있는 게 아니다. 그는 아로시코리아 대표이사와 다른 부동산 업체인 건영산업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아로시코리아와 건영산업의 사무실은 서울시 은평구에 위치해 아스티호텔과의 물리적 거리는 먼 편이다. 다만 아로시코리아는 부산 초량동 복합시설 개발 사업에 참여하는 등 부산 지역에서 적지 않은 사업을 펼쳐왔다.
‘일요신문’은 아스티호텔에 대표 변경 이유에 대해 질의했으나 아스티호텔 관계자는 “특별한 이유가 없어 관련해 드릴 말씀이 없고, 호텔 내부 사정이기에 외부적으로 노출하기 어렵다”고만 답했다. 아스티호텔 모회사인 아로시코리아 측 역시 “확인 후 연락주겠다”고 한 후 답변을 하지 않았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
한진그룹의 호텔 사업은 어디로? 한진그룹 계열 분리설 앞과 뒤 한진그룹은 계열사 칼호텔네트워크를 통해 호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칼호텔네트워크는 그랜드 하얏트 인천을 비롯해 제주 칼호텔, 서귀포 칼호텔, 하와이 와이키키리조트호텔 등을 운영하고 있다. 칼호텔네트워크는 지난해 1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지만 159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실적이 좋다고 하기는 어렵다. 칼호텔네트워크는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대표이사를 맡았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조 전 부사장은 2009년 칼호텔네트워크 대표에 취임해 호텔 경영을 이끌었지만 2014년 이른바 ‘땅콩 회항’ 논란이 불거지면서 대표 자리에서도 사임했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초 다시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에 취임하면서 경영에 복귀했지만 동생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갑질’ 논란이 불거지면서 다시 사임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한진그룹의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하면서 칼호텔네트워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조원태 회장이 그룹을 이끌고 계열 분리를 통해 누나인 조현아 전 부사장이 칼호텔네트워크를 경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또 동생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는 진에어를 이끌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칼호텔네트워크에서, 조현민 전 전무가 진에어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지난해 445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진에어와 달리 칼호텔네트워크는 수년째 적자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해 형평성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칼호텔네트워크는 지난해 159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박형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