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텔레콤이 생사의 기로에 서 있다. LG텔레콤의 019 서비스 가입자가 갈수록 줄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말 현재 이동통신 가입자수는 3천56만명. 이 중 SK텔레콤이 1천6백29만명, KTF가 1천1만명을 기록하고 있으나, LG텔레콤은 4백25만명에 그쳤다.
문제는 SK, KTF의 경우 가입자 수 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데 반해 LG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것. 올들어 지난 1월부터 SK텔레콤의 가입자 수와 시장점유율은 계속 늘어나 53%대로 치솟았고, KTF 역시 가입자가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LG는 가입자가 줄었다.
전체 이동통신 시장은 이미 가입자 수가 3천만명을 넘어서 신규 가입자 증가를 기대하기 힘들 만큼 포화상태에 접어들었다. 시장 3위 업체인 LG텔레콤의 가입자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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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와 KTF가 각각 1천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해 손익분기점을 확보한 뒤 통신시장이 3강 체제에서 2강체제로 재편되는 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한 해 순이익만 1조원대를 기록하고 있고, KTF가 흑자로 돌아섰지만 LG텔레콤은 여전히 5천억원대의 누적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이통시장은 한때 LG텔레콤(019), 한솔텔레콤(018), 한통프리텔(016) 등 후발 3개 사업자와 011, 017 등 5개 사업자가 난립했다. 그러나 과당경쟁에 따른 적자증가로 016이 018을 인수하고, 011이 017을 인수하면서 가입자수는 011과 016으로 편중되기 시작, 2강체제로 재편되고 있는 것.
현재의 경쟁 체제에서 LG텔레콤의 몰락은 이미 오래전부터 예상된 것이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 기사회생의 선택이던 018과의 합병기회를 스스로 놓쳐버렸기 때문이다. LG쪽에서는 018과의 합병무산을 지금도 아쉬워 한다. 하지만 당시 018의 영국 대주주인 브리티지텔레콤(BT)의 반대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게 LG의 주장.
존망의 기로에 선 LG는 난국 타개를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시장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에 대해 정통부의 선별적인 규제(비대칭 규제)를 해달라는 요구가 대표적. 하지만 시장에선 LG텔레콤이 회생을 위한 자구노력도 않은 채 정부 규제만 요구하는 안이한 경영을 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마케팅의 가장 강력한 수단일 수 있는 가격인하는 외면한 채 정부 규제만 요구하기 때문이다.
정통부에서도 후발 PCS 사업자들이 SK텔레콤보다 더 가격을 인하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하지만 가격 인하는 PCS 사업자들이 외면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LG텔레콤은 지난해 경상이익 흑자반전과 가입자 4백만명 달성을 이유로 ‘노력한 임직원’들에게 500%의 특별 상여금을 지급했다. 여론의 비판을 자초한 것.
이후 LG텔레콤이 경쟁력은 외면하고 빚잔치에만 열중한다는 여론이 일었다. 오히려 SK텔레콤이 ‘가격인하를 하고 싶지만 정통부가 이를 막고 있다’고 주장할 정도. 정통부가 소비자들의 출혈을 전제로 LG텔레콤을 감싸고 돈다는 논리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LG텔레콤은 SK텔레콤의 규제를 요구하고 있는 것.
이런 비판에 대해 LG텔레콤에선 “요금인하가 소비자에게 가장 큰 혜택을 주는 비장의 카드이지만 섣불리 쓸 수 없다”고 밝혔다. LG 입장에서 손익분기점 확보에 필요한 가입자수(6백만명)를 갖지 못한 채 요금을 내리면 수익구조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된다는 것. 이런 상태에서 요금을 인하하면 가입자는 늘어나지 않음에도 요금수입이 줄어드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통신시장 양강구도 재편은 그동안 SK텔레콤에 맞서서 공동대응에 나섰던 KTF와 LG텔레콤 연합전선의 균열 조짐을 부르고 있다. LG에선 이미 1천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KTF를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지정해 SK텔레콤과 같이 규제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에 대해선 017과의 합병 승인 취소까지 요구하면서 배수진을 치고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정통부가 주장하던 통신시장 3강체제는 물건너 간다는 것.
LG텔레콤은 정부 지원만 기다리고 있다는 비판을 의식해 올 하반기부터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미 초-중-고-대학재학생중 011 사용자를 대상으로 1만명의 품질체험단을 모집하는 등 공세적인 마케팅으로 전환하고 있다.
또 임직원들에게 50명 이상의 신규고객을 확보하면 특별 보너스를 주는 등 가입자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019-114를 통한 48시간 이내 통화품질 문제 해결, 카이 멤버십 서비스 확충 등 이미 포화상태인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타사 가입자를 끌어올 수 있는 미끼 마련에 열을 올리는 것도 또다른 예다.
LG에선 이미 흑자를 내고 있는 법인 고객 상대의 영업(btob)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20대까지의 젊은층을 확보해 가입자 수를 늘려 손익구조를 흑자기조로 바꾸겠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미 시장의 쏠림 현상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LG가 3강구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이다. 이런 까닭에 재계는 LG텔레콤과 하나로통신 등을 축으로 짜여있던 LG그룹의 통신사업 마스터 플랜이 어떻게 바뀔 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