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하이츠빌라(우측)과 아침의 도시(좌측)가 나란히 위치하고 있는 모습(사진)
[경남=일요신문] 정민규 기자 = 거제시에 만연된 악성민원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실제로 삼성하이츠빌라(삼성하이츠) 일부 입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한 후 보상금을 받아 나눠 가진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민원은 국민의 권리이며, 타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를 막고자 하는 최소한의 수단이다. 행정도 적합하고 타당한 민원에 대해 중재와 타협으로 해결하고자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개인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출구로도 작용하는 악성민원은 얘기가 다르다. 행정에 막대한 영향을 초래할 뿐 아니라, 일부 지역민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의 발목을 잡거나 투자를 포기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거제시 삼성하이츠는 문화재 보호구역 인근에 들어섰다. 대단지 아파트촌을 건설할 당시 조망권을 해친다는 논란 속에서 산림이 울창한 임야에 건축허가가 난 곳이다.
삼성하이츠는 허가가 어려운 곳임에도 불구하고 삼성중공업주택조합이라는 명분으로 시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이런 배경에도 불구, 해당 아파트 주민들은 주변에 타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 것은 결코 용납하지 않고 있다.
2015년경 인근에 ‘아침의 도시’라는 빌라가 들어설 당시 시는 삼성하이츠를 관통하는 도로와 연결하도록 하는 도시계획도로를 사업자에게 요구했다. 사업자는 시의 요구가 앞으로 도시계획상 편리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해 수용하고 삼성하이츠에 협의를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시는 향후 100년을 내다본 도시계획 속에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통학로만이라도 개설하고 싶었으나, 이 역시 삼성하이츠의 반대로 무산됐다. 현재 등교하는 어린 학생들은 가깝고 안전한 길을 두고 먼 거리를 돌아다니는 실정이다.
이 같은 반대의 목소리에는 이유가 있었다. 삼성하이츠는 피해보상금이라는 명분으로 ‘아침의 도시’ 빌라 측에 마을발전기금 4천만원을 받았다. 특히 발전기금을 마을 전체를 위해 사용하지 않고, 일부 입주자끼리 나눠 가졌다. 피해보상이라는 순수성을 잃어버리고 사익추구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삼성하이츠가 민원을 제기해 반대급부로 돈을 받아낸 곳은 비단 이곳만이 아니다. 삼성하이츠 측은 최근 인근에 대단위 빌라 신축에 대해서도 민원을 제기했다. 시 소유로 된 도로를 두고 통행권이 방해받고, 조망권 등 지하수가 오염된다는 이유를 들었다.
시는 삼성하이츠의 열악한 도로를 개선할 수 있는 기회로 보아 도로 개선을 주안으로 삼아 신축허가를 주려 했으나, 민원제기에 따라 도시심의위원회 협의에 부쳤다.
삼성하이츠 104동 김 아무개 씨는 “자기 땅에 자기 집을 짓겠다는데 반대할 이유는 없다”며 “건축을 하면서 피해가 발생하면 그때 피해보상을 요구하면 될 것을 나는 집 짓고 살아도 되고 남은 안되는 것은 무슨 경우냐”고 반문한다.
다른 입주민 A 씨는 “식수가 지하수라 석회가 많이 나와 건강에 악영향을 주고 물 때도 많이 나와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라며 “인근에 들어서는 빌라가 상수도를 놓아 주고 우회도로 개설과 도로확장을 해주면 살기 좋아 집값이 오를 것인데 왜 반대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108동 입주자 B 씨는 “10년 가까이 살아도 마을발전기금이 4천만원 들어왔고, 일부 입주민이 나눴다는 것은 금시초문이다. 이게 사실이라면 명백한 공금유용이다”라고 성토했다.
마을발전기금 진실을 알고 있는 ‘아침의 도시’ 빌라 시행사 관계자는 “삼성하이츠의 민원에 시달리다 마을발전기금으로 4천만원을 지급한 것은 사실”이라고 확인시켜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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