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KBS ‘제보자들’ 캡처
지난 11월 20일, 경기도의 한 장례식장에는 한글과 베트남어로 이름이 쓰여 있는 올 해 29살 베트남 여성의 빈소가 마련됐다.
장례식장에는 이 소식을 듣고 급히 한국으로 온 그녀의 엄마와 지인, 도움을 주기 위해 온 한국 기관의 관계자들이 간간이 오는 조문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불과 3개월 전만 해도 한국 생활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풀어 있던 딸이 웃으며 공항을 떠나던 모습이 눈에 선한 엄마.
하지만 이제 엄마 품에 안겨 고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딸은 한 줌의 유골이 되어 버렸다.
한국 남자를 만나 한국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한지 고작 3개월 만이다.
살해당하기 하루 전 한국에서 만난 베트남 지인들에게 ‘내일 자신이 연락이 되지 않거든 나를 꼭 찾아달라는’ 부탁을 남겼다는 그녀.
다음 날 그녀의 말은 현실이 됐다. 휴대전화가 꺼진 채 하루 종일 연락이 닿지 않던 그녀가 걱정 된 지인들은 경찰에 신고를 했고 단순 실종에서 ‘사건’으로 전환된 지 반나절 만에 전라도 한 지역의 감나무 밭에서 암매장 당한 채 발견됐다.
그녀의 남편 57살 김석두(가명)의 고향이었다. 한국으로 오기 전 제2의 인생을 시작할 수 있다며 무척 기뻐했다는 베트남 아내. 그리고 한국으로 오면 그 누구보다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는 남편이었다.
한국에서 돌아 온 엄마 품에 있던 딸의 유골은 집 인근 시립 묘지에 안장됐고 몸이 아파 한국에 오지 못했던 아빠는 딸의 제단을 지키고 있었다.
부모는 오늘도 간절히 기도를 한다. ‘부디 앞으로 우리 딸처럼 황망한 죽음이 없기를, 그리고 한국이 차별 없는 공정한 수사를 해주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진정으로 ‘이주여성’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한편 이날 방송에는 경기 북부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는 초고층 아파트가 지어지지 못하고 있는 까닭을 살펴봤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