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통합21 신낙균 대표대행은 공인의 사회적 책임에서 당을 지키는 이유를 찾고 있다. | ||
당 대표 정몽준 의원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고 당직자들은 대부분 자신들의 길을 찾아 나섰다. 하지만 아직도 꿋꿋하게 당을 지키고 있는 사람이 있다. 신낙균 대표대행. 왜 그는 아직도 당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 걸까. 신낙균 대행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왜 모두 떠난 ‘빈집’에 남아 있나?”
“공당의 대표대행으로서 사회적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당이 잘 되는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당무를 계속하고 있다.”
‘우문’에 대한 ‘현답’이었다. 대표대행이라는 중책을 맡은 이상 하위 당직자들의 가벼운 행보를 따를 수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주인’인 정몽준 대표도 미국에서 ‘유학’중인데 굳이 신 대행이 당을 지키는 까닭에 물음표가 계속 따라붙었다.
신 대행은 사실 정몽준가(家)와 인연이 깊다. 신 대행은 미국 조지워싱턴 대학에서 교육학 박사를 수료했다. 정주영 전 회장은 같은 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은 적이 있었다. 두 사람은 80년대 후반 한국의 조지워싱턴대학 총동창회에서 첫 인연을 맺었다.
정 전 회장은 동창회 명예회장이었고 신 대행은 부회장으로서 친분을 쌓아나갔다고 한다. 그후 정 전 회장은 80년대 말 중국을 방문할 때 신 대행을 동행케 했을 만큼 그에 대한 신뢰가 깊었다고 한다. 그 덕에 신 대행은 현대그룹의 여러 행사에 단골 초청 인사가 됐다.
신 대행이 정 전 회장과 결정적으로 가까워진 계기는 ‘돈’ 때문이라고 한다. “평소 정 전 회장과 매우 가깝게 지냈기 때문에 주위에서는 내가 금전적으로 혜택을 받았을 것이라고들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정 전 회장이 돈이 많은 사람이라는 점 때문에 돈 문제만큼은 그 분에게 얘기하지 않으려 했다. 솔직히 그런 얘기를 하기가 더 어려웠다. 나의 이런 점을 정 전 회장이 높이 샀는지… 금전적인 관계가 없었기 때문에 오히려 정 전 회장과의 관계도 더욱 돈독해졌다.”
정몽준 대표와는 정 전 회장 때문에 자연스럽게 가까워질 수 있었다고 한다. 정 전 회장 가족 모임이 있을 때 인사를 나누게 되었다. 그리고 15대 국회의원으로 있을 때 정 대표와 같은 연구모임에 있었다고 한다.
신 대행이 문화부 장관으로 재직할 때는 정 대표가 대한축구협회장으로서 한일 월드컵 준비에 열성을 쏟을 시기였다. 그때 서울 상암구장 건립 문제를 놓고 청와대까지 나서서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고 한다. 하지만 정 대표는 끝까지 승복하지 않고 건립 강행을 추진했다. 이때 신 대행은 주무부서인 문화부 장관으로서 정 대표의 손을 들어주었다고 한다. 그 전까지 우정의 관계였지만 그때는 정 대표의 ‘소신’을 보고 건립 강행을 지지했다고. 이때의 인연으로 두 사람의 관계도 더욱 두터워졌다고 한다.
하지만 신 대행은 자신이 국민통합21을 계속 맡고 있는 것에 대해 정주영가와의 사적인 인연 때문이라는 해석을 경계했다. “비록 첫 인연은 개인적인 것이었지만 지금은 책임의 문제다. 공인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어려움이 있으면 그것을 극복해야 할 것이지 떨쳐버리고 떠나야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
남양주가 지역구인 신 대행은 요즘 내년 총선에 대비해 열심히 표밭갈이하고 있다. 그는 일단 통합21로 나가겠지만 정계개편에 따라서 유동적이라는 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