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MBC ‘실화탐사대’ 캡처
지난해 8월, 일정이 맞지 않아 막냇동생만 두고 강원도로 여행을 떠난 가족들.
여행을 즐기던 형은 평소 동네 선후배 사이었던 강 아무개 씨에게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술을 마시던 동생 성안 씨가 자살할 거라고 뛰쳐나간 뒤, 오피스텔 9층 창문에서 뛰어내렸다는 것.
최초로 사건 현장에 도착한 친구 A 씨는 “왕따를 시키고 등을 돌리고 성안이를 외롭게 만들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하면서”라고 말했다.
가족에게 왕따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말한 사람은 다름 아닌 강 씨였다.
하지만 제작진이 만난 그의 친구들은 그 말에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황당해했다.
오히려 친구들은 어딜 가든지 성안 씨와 항상 어울려 다니고 친하게 지냈기에 왕따를 시켰다는 말은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라고 주장하고 있었다.
제작진은 형과 함께 그날 술집에서 추락한 곳까지 동생의 행적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피스텔로 향하는 길에 있는 가게 CCTV에서 믿을 수 없는 장면을 확인했다.
친형 허성범 씨는 “이쪽으로 뛰어가거든요. 무슨 귀신 본 것처럼”이라고 말했다.
무언가에 쫓기듯 필사적으로 질주하는 성안 씨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늦은 시간 그는 왜 오피스텔을 향해 뛰어야 했던 걸까.
이유를 알기 위해 확인한 술집 내부 CCTV를 확인해보니 강 씨가 모자로 성안 씨의 얼굴을 때리는 충격적인 모습이 포착되어있었다.
게다가 상황을 벗어나려는 성안 씨의 팔을 강압적으로 이끌기까지 했다.
이 CCTV를 시작으로 강 씨의 거짓말이 하나둘 드러나기 시작했다.
성안 씨가 사망하기 전 약 30분의 시간을 추적한 제작진은 그날의 수상한 장면이 찍힌 CCTV 영상들을 비롯해 강 씨의 목소리가 담긴 녹취록들까지 어렵게 확보할 수 있었다.
4개월 만에 드러나는 진실을 추적해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