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SBS ‘궁금한 이야기Y’
블로그를 운영하는 윤아 씨(가명)가 그의 블로그를 발견한 것은 우연이었다.
지난해 자궁암 수술을 마치고 힘든 시기를 보냈던 그녀에게 암 투병 중이라는 김 아무개 씨(가명)의 블로그 내용은 남다르게 다가왔다.
서로의 아픔을 나누며 가까워진 두 사람. 이럴 때 누군가가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알기에 윤아 씨는 김 씨를 그 누구보다 살뜰히 챙겼다.
하지만 윤아 씨에게는 고민이 있었다. 암 투병 탓에 생활이 어려운 김 씨가 늘 마음에 걸렸다.
하루에 밥 한끼도 챙겨 먹기 어려울 정도로 형편이 어려운 김 씨. 윤아 씨는 자신처럼 블로그를 통해 수입을 벌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을 했다.
하지만 그 말이 김 씨의 자존심에 상쳐를 낸 것일까. 김 씨는 갑작스레 윤아씨와의 연락을 끊었다.
윤아 씨는 “너무 딱하더라구요. (김 씨의)사정이. 그래서 내가 친구가 되어줘야겠다고 생각했죠”라고 말했다.
그가 다시 나타난 곳은 한 온라인 예배 채팅창이었다. 평소 신앙심이 깊던 김 씨는 온라인 예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곤 했다.
특히 자신의 힘든 처지를 자주 토로한 김 씨. 교인들로부터 응원의 메시지가 이어졌고 채팅창은 김 씨의 이야기로 가득 찼다.
하지만 예배에 방해될까 한 교회 관계자는 김 씨에게 개인적인 이야기는 자제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그는 또 다시 잠적해버리고 만다.
김 씨는 채팅방에 “예배중에 개인적인 이야기 써서 분위기를 망쳤나본데 죄송합니다. 그게 그렇게 큰 잘못이었다 싶고 교회와 담을 쌓는게 낫겠네요”라고 글을 남겼다.
그런데 한 교인으로부터 뜻밖의 이야기가 들려왔다. 김 씨의 채팅 글이 어디선가 본 듯 매우 낯이 익었다는 것.
교인이 지난해 1월 ‘궁금한 이야기 Y’에서 본 대구지하철 참사 유족을 사칭 사건의 사기꾼 김경태 씨(가명)의 글과 너무도 흡사하다는 것이었다.
방송 당시 우리에게 다신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김 씨. 그는 정말로 암에 걸린 것일까. 아니면 또 다른 사기를 벌이고 있는 걸까.
이번 주 방송에서 1년 만에 다시 나타난 김 씨의 과거 행적과 감춰진 뒷 이야기를 파헤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