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KBS 다큐 3일
하루 평균 20만 명의 이용객이 찾던 인천국제공항.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마비되며 공항을 통과하는 인원은 6000여 명으로 급감했다.
날지 못하는 비행기와 텅 빈 공항, 유례없는 위기 속 공항의 풍경은 두려울 정도로 낯설기만 하다.
하지만 세계적 위기에 어느 곳보다도 발 빠르게 대응하며 대한민국의 관문을 지키는 인천국제공항. 포스트 코로나19를 향해 힘찬 날갯짓을 시작한 인천국제공항의 72시간을 들여다본다.
공항은 쉴 수 없다. 세계 각지에서 모인 입국객들의 안전을 위해 공항 근로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방역 택시기사는 온종일 차 내부를 소독하며 입국객들의 안전한 귀가를 준비했다. 승무원들은 고글과 장갑을 착용한 채 출국객들을 맞이하기도 했다.
에스컬레이터와 승강기 등 이용객의 손이 닿는 곳이라면 어디든 소독하는 환경미화원들의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시간이 멈춘 듯한 인천국제공항이나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움직임만은 멈추지 않았다. 인천국제공항은 세계 최초로 공항 내 선별진료소에서 검체채취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3단계 특별 검역을 통해 유증상자를 분류하는 과정에는 검역소 직원들과 공중보건의뿐만 아니라 육군 장병들까지 총동원되었다.
7만 명이 넘는 인천국제공항 상주 직원 중 지역감염자를 제외하고 공항 내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는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이는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는 공항 종사자들의 희생이 빛을 발한 결과다.
철저한 검역 과정이 힘들지는 않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승객들은 입을 모아 검역소 직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BBC 한국 특파원 로라 비커도 만나볼 수 있었다. 로라 비커는 자가격리 안전 보호 앱을 소개하며 한국이 기술력과 제도를 칭찬하기도 했다.
이용객이 사라진 공항에는 갈 길을 잃은 항공기만 남았다. 코로나19 창궐로 하늘에 떠 있어야 할 비행기의 상당수가 주기장에 발이 묶인 탓에 인천국제공항에는 주기장 부족 현상까지 나타났다.
공항 이용객이 줄면서 가장 큰 위기를 겪고 있는 사람들은 단연 항공업계 종사자들이다. 줄어버린 업무량에 직원들은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한 항공물류 회사 백종민 감독은 “활기차게 땀 흘리고 일을 해야 하는데 가만히 있으려니 우리에 갇힌 야생동물이 된 것 같은 느낌이에요”라고 말했다.
재도약을 위해 다시 한번 힘찬 날갯짓을 시작한 인천국제공항의 72시간을 기록했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