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유 장관은 서울시장 후보로도 거론된 바 있다. 친이계 몇몇 의원들이 오세훈 시장의 대안으로 유 장관을 적극 밀었던 것이다. 그러나 본인 고사로 없었던 일이 됐다고 한다. 유 장관의 한 지인은 “장관으로서 할 일이 더 많다고 사석에서 말했다. 정치에 뜻이 아주 없는 것 같진 않은데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판단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지금 불거지고 있는 ‘유인촌 차출론’ 역시 유 장관 의지라기보다는 여권 일각의 ‘짝사랑’이라는 게 정가의 우세한 견해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예전과 많이 달라져 유 장관 출마가 실현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이명박 대선 캠프에서 기획·전략을 맡았던 한 정부 관료는 “서울시장의 경우엔 ‘오세훈’이라는 확실한 카드가 있어 ‘대안 카드’가 탄력을 못 받았지만 재·보선은 여권 내에서 마땅한 인물이 없는 게 사실이다.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마저도 자신의 정치적 텃밭인 은평을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 아니냐. VIP(이명박 대통령)가 요청하면 유 장관도 결심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관광부 장관 자리가 차기 개각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점도 유 장관 출마설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보통 개각 전 2~3개월 전에 인사 스크린 작업을 한다. 4월 말부터 시작했고, 문화관광부도 들어가 있다”고 전했다. 지방선거 대승으로 기세등등한 야권을 향해 복수의 칼을 갈고 있는 여당으로선 유 장관이 물러난다면 적극 영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폐지된 MBC 인기드라마 <전원일기>의 ‘용식이’ 유 장관이 국무위원에 이어 ‘금배지’까지 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