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석 변호사(사시 36회)는 지난 2000년 로펌에서 독립하면서 부동산 전문으로 특화했고 <상식 밖의 부동산법 이야기> 시리즈 등 활발한 저술·강연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TV 프로그램 자문, 방송 MC 등을 통해 대중들에게도 잘 알려진 스타 변호사다. 최근 소설식으로 구성한 부동산 경매 강의서 <비바! Mr 봉>을 펴낸 정충진 변호사(사시 42회)는 실전 경매에서 수십 건의 특수 물건을 낙찰 받아 처리한 경력이 있고 기관이 투자한 수백억 원 규모의 경매펀드도 운용 중인 ‘경매 고수’다.
두 변호사에게 먼저 부동산 시장 전체에 대한 진단과 전망을 부탁했다. 그들은 “시장 전문가가 아니라 조심스럽다”면서 “더 떨어질 것”이라고 같은 답을 내놨다. 최 변호사는 “현재 공급 물량이 많은 반면 수요가 안 받쳐주고 있다. 소화불량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보통사람들에게 집값이 적정한가라고 물어보면 대부분 ‘비싸다’라고 말한다. 그게 정답”이라고 보탰다. 공급과 심리적 요인에 방점을 찍은 셈이다.
정 변호사도 “지금이 무릎인 것 같다”며 추가 하락을 전망했지만 최 변호사와 달리 정부 정책과 경기 순환을 강조했다. 그는 “정책적으로 나올 수 있는 규제는 다 나왔다. 가장 옥죄어 있는 상태다. 언제나 이주 수요, 갈아타기 수요 등은 존재한다. 그런데도 거래가 없다. 관망, 대기 중인데 그게 뇌관”이라면서 “그렇게 응축하고 있다가 튀어오를 것이다. 투자심리가 올라가고 추격매수가 따라붙으면 걷잡을 수 없이 올라갈 수도 있다. 과거 위기 때도 그랬다”고 분석했다.
경매시장을 보는 두 변호사의 시각도 마찬가지였다. 최 변호사는 “경매시장 상황은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 종목 불문하고 투자 목적으론 메리트가 없다”고 설명했다. 정 변호사도 “경매시장 분위기는 최악이다. 재테크를 위한 경매는 낙찰 받은 뒤 팔아야 수익이 나는데 급급매도 안 팔린다. 매수자가 눈길도 안 주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두 변호사가 시장 진단과 전망을 통해 경매 투자자에게 던지는 조언은 똑같았다.
“관망하며 내공을 쌓아라.”
최 변호사는 “경매는 매매하고 달라서 어느 날 갑자기 원하는 매물이 안 생긴다. 투자하려면 몇 개월 이상 지켜봐야 한다”면서 “활황 때는 다른 사람이 채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조급해져 물건을 놔둘 수 없지만 지금은 다르다. 물량도 많고 가격도 내려간다.
선택 폭을 다양하게 해보며 공부하라. 그러다 보면 좋은 시기가 올 것”이라고 밝혔다. 정 변호사도 “지금은 쉬는 게 투자다. 부지런히 공부하라고 말하고 싶다. 그래야 상승기에 그걸 밑천으로 권리분석이 어려워 경쟁률 떨어지는 물건을 잡아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여기에 보태어 투자자 개인 상황별 전략을 추천했다. 먼저 매매가는 하락하고 있지만 전·월세는 보합세를 유지하는 것에 착안했다. ‘고수급’이고 자금에 여유가 있다면 매매가가 전세가에 가까운 주택을 낙찰 받아 전세로 돌리는 방식으로 임대사업을 하다가 상승기가 오면 하나둘 팔아 수익을 남길 수 있다는 것. 직접 들어가 살 주택 실수요자라면 입지는 좋지만 공급과잉으로 감정가의 50%까지 떨어진 용인 등지의 좋은 물건을 잡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설명이다.
최광석 변호사는 부동산 경매 초보자들에게 “우선 자기 살 집을 경매로 마련해 보라. 그리고 3년 뒤 양도세 비과세 요건을 갖춘 뒤 갈아타라”고 권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1가구 1주택에는 사실상 과세를 하지 않는다. 내 집 마련이 가장 기초적이고 이상적인 재테크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이성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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