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시티 더샵3차 조감도
[전주=일요신문] 최근 아들에게 아파트 분양권을 사서 아파트를 장만했던 A씨는 아파트 분양권을 불법으로 전매한 혐의로 적발돼 전주시로부터 고발을 당했다. A씨는 비록 아들로부터 분양권을 사긴 했지만 전매제한 기간을 넘겨 정상적으로 거래한 것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조사결과 A씨는 아들이 아파트 청약에 당첨된 후 아들을 대신해 계약금과 중도금을 납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아무리 부자지간이고 전매제한 기간 이후 거래계약이 이뤄졌다고 해도 이전에 계약금과 중도금을 대신 납부했다면 불법거래가 되기 때문이다.
전매제한 기간 이후에 B씨에게 분양권을 매입한 C씨도 A씨와 같은 처지가 됐다. 겉으로는 정상적인 매매계약처럼 보였으나 합동조사반의 거래자금 추적결과 분양권 거래 이전에 C씨가 B씨에게 계약금과 중도금을 지불한 사실이 확인됐던 것이다. C씨는 차용해준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최근 전주시에서 이같이 분양권을 불법으로 전매한 거래 당사자들이 정부와 지자체, 경찰의 합동조사반의 거래자금 추적을 통해 무더기로 적발됐다.
11일 전주시 덕진구청(구청장 김형조)에 따르면 지난 7월 에코시티와 혁신도시 등 전주시 신도시 아파트 3개 단지 분양권 거래 매물 중 특별조사가 필요한 거래당사자와 관계자를 대상으로 국토부 부동산시장불법행위대응반과 전북경찰청, 한국감정원 등과 합동조사를 벌여 불법 전매 거래자 100명을 적발했다.
이번 합동조사에서는 불법 전매로 의심되는 에코시티 데시앙과 더샵3차아파트, 혁신도시 대방디엠시티 등 3개 단지 거래당사자와 관계자 768명에 대해 소명자료를 받아 전매제한과 허위거래, 가격거짓신고 등 제한행위를 집중 점검했다.
조사결과 1년간 전매가 제한된 분양권을 불법으로 거래하거나 관련된 행위를 한 대상자 57명을 고발했으며 해당 분양권 전매와 관련해 실거래법과 공인중개사법 등을 위반한 대상자 43명에 대해 행정처분할 계획이다. 또 271명은 재검토를 거쳐 추가 고발과 관계법령에 따라 행정 조치할 예정이며 주소 불명으로 소명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8명에 대해서는 소재 파악에 나섰다.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 동안 매도한 거래자와 공인중개사, 분양권 알선 행위를 한 사람 등은 주택법 제101조에 따라 3000만원 이하 벌금 또는 3년 이하 징역의 처벌을 받게 된다. 공인중개사의 경우에는 사안에 따라 개설등록 취소 처분도 받을 수 있다. 조사 과정에서 실거래법 및 공인중개사법 위반 행위가 밝혀지면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김형조 덕진구청장은 “이번 분양권 불법 전매 합동조사를 통해 최근 급등한 개발지역 아파트 투기를 억제하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투자가 아닌 실거주자인 시민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지속적인 제재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신성용 호남본부 기자 ilyo66@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