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더불어민주당 내부 반발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추미애 경기지사와 김용민 민주당 의원 등은 김 후보자가 과거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집행 정지에 반대하는 검사장 성명에 참여하고 검찰 수사권 축소에도 반대했던 점을 문제 삼으며 여전히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당 지도부는 대통령의 인사 판단을 존중하되 후보자의 적격성은 국회 청문회에서 검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민석 대표도 공개적인 반발을 멈추도록 여러 차례 제동을 걸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당내 갈등을 조정하는 리더십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김 대표가 공개적인 반대에 제동을 건 것은 지난달 22일부터다. 당 공식 유튜브 방송 ‘민티07’에서 인사에 이견이 있더라도 외부에 반대 의견을 내기보다 당 내부에서 건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민 의원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사보임을 요구하는 주장에 대해서도 가능한 대응 방식 중 하나라는 취지로 답하며 당의 기강을 거론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반발은 이어졌다.
김 대표는 지난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제 다양한 의견의 시간은 지나고 중수청장에 대해서 인사청문회의 시간이 왔다”고 밝혔다. 공개적인 지명 철회 요구를 멈추고 국회 검증 절차로 논쟁을 넘기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추 지사는 같은 날 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김 후보자의 부적격 사유를 다시 제시했다. 당대표의 논쟁 종료 요구가 당내 행동 변화로 이어지지 않은 셈이다.
논란이 계속되자 이 대통령도 지난 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의 '적을 향한 증오가 동지를 향할 때'라는 기고문을 공유하며 "능력도 안 되면서 큰 자리 요구하고, 인사나 국가 정책까지 자기 뜻대로 하려다가 잘 안 되니 대의명분 삼아 급진개혁 내세우며 내부 공격하는 것이 더 문제"라고 비판했다.
당내 중진들도 갈등 수습을 촉구하고 나섰다. 우원식 전 국회의장은 지난 12일 SNS에서 대통령의 인사 판단을 계속 정치적 공방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책임 있는 집권 여당의 태도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 역시 공개적인 반대보다는 국회 청문회를 통한 검증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추미애 경기지사 등은 김 후보자에 대한 문제 제기를 굽히지 않았고, 임은정 광주지방중수청장에 대한 감찰을 둘러싼 반발까지 더해지면서 여권 내부 갈등은 오히려 확산됐다.
결국 김 대표는 지난 12일 '민티07'에서 다시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었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당내 반발을 수습하기 위해 물밑 설득까지 진행해 온 사실도 공개했다. 김 대표는 "저희도 다양한 방식으로 직접, 또는 가까운 분들을 통해 이야기도 하고 공개적으로 적절하게 메시지도 보내면 '그것은 이런 선까지만 하겠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기도 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가 직접 또는 주변 인사들을 통해 반대 측과 접촉했고, 일부에게서는 비판 수위를 조절하겠다는 뜻까지 전달받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인선 논란이 계속되자 김 대표는 설득 노력이 한계에 이르렀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는 취지로 말했다. 다만 어떤 인사들과 접촉했고 누가 자제 의사를 전달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당대표가 공개 경고에 그치지 않고 비공개 설득까지 진행했지만 갈등을 정리하지 못한 셈이다.
김 대표의 이러한 노력에도 13일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반대 측의 입장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추 지사는 김 후보자를 비판한 SNS 글이 검찰개혁에 대한 개인적인 소신을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지명 철회 요구를 유지하느냐는 질문에는 국정감사에서 중앙정치와 관련한 의견을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김 대표가 당내 조율 문제로 부담을 안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8월 취임 직후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에서는 사전 협의 부족으로 일부 최고위원이 반발했고, 정청래 전 대표와도 당 운영 노선을 놓고 충돌했다. 지난달에는 김 대표가 공개적으로 옹호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사퇴하면서 인사 대응을 둘러싼 논란이 남았다. 사안의 책임 소재는 다르지만 취임 이후 통합과 조율 능력이 거듭 거론된 배경이다.
김 대표의 갈등 조정 능력을 두고 민주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한 민주당 수도권 재선 의원은 “결국은 리더십 문제 아닌가 싶다”며 “(내놓는) 메시지만 많지, 정작 당내에서 서로 마음을 터놓고 얘기를 못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 초선 의원은 “김 대표가 갈등에 제동을 걸려고 하지만 당내 일부 중진 의원과 개혁을 주도해 온 인사들이 당대표의 자제 요청마저 무시하는 상황이다. 당대표로서 리더십을 제대로 세울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당 밖에선 김 대표 리더십에 대한 의문 제기는 다소 시기상조라는 평가도 있다. 신인규 정당바로세우기 대표는 “아직은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할 단계는 아닌 것으로 판단되며, 김지용 후보자 청문회 이후 한 달 정도는 지나야 리더십에 대한 평가가 가능할 것”이라며 “당내 일부 인사들이 영향력을 이용해 당을 흔드는 행위를 방치하면 오히려 중도층 이탈이 더 커질 수 있다. 김 대표가 당내 질서를 바로잡지 못하면 지도부는 물론, 당과 정부까지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철준 기자 cj5121@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