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반의 직장인 O 씨는 여러모로 ‘무난한’ 남성이다. 서울 소재 대학을 나와 직장에 다니고, 두드러진 외모는 아니지만 그래도 적당한 키에 얼굴도 봐줄 만하다.
부모님과 3남매 모두 건강하고 원만한 가정환경에 생활수준도 그럭저럭 괜찮다. 결혼 후 살 신혼집 전세자금은 적금을 부어 웬만큼 모았다. 커다란 결격사유가 있는 것도 아닌 데다 상대의 조건을 이것저것 따지는 편도 아니다.
그런데도 아직 미혼인 그를 두고 주변에서는 의아해한다. O 씨도 결혼이 이렇게 늦어질지 몰랐다. 직장 일에 전념하다 보니 한동안 결혼생각을 접고 있었다. 소개를 부탁하기도 싫었고 누가 소개를 해준다 해도 인사치레로 알고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최근 몇 달 사이에 두 명의 여성을 만났다. 한 사람은 첫눈에 반할 정도의 미모라서 부담스러웠고, 또 한 사람은 사업을 하는 여성인데 너무 활달하고 화통한 성격이 마음에 걸렸다.
그런 여성들이 자신과 안 어울리는 것 같아 “참하고 소탈한 여성을 원한다”고 주변에 말하면 촌스러운 여성이 앞에 나타난다. “착하고 예쁜 여자가 이상형”이라고 말하면 주변에서 “눈이 너무 높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세월이 흘러 어느새 노총각이 돼 있었다.
자연스럽게 사람 만날 기회가 없을까 싶어 주변을 둘러보니 자신과 연령대가 맞는 여성들은 이모나 누나 같아서 매력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러다가 정말 총각 딱지 못 떼는 게 아닌가 싶어 덜컥 겁이 나기도 한다.
♥ 이성상 애매하면 상대 만나기 더 힘들다.
O 씨는 언뜻 보기에 무난한 사람 같지만, 실은 결혼하기 어려운 사람이다. 무엇보다 원하는 이성의 기준이 애매하다. 결혼상대에 대해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부분이 확실치 않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예쁘면 예뻐서 싫고, 활달하면 활달해서 싫다는 상황이 벌어진다.
이런 유형은 사실 눈이 높은 것이다. 평범한 사람이 좋다고 하지만, 그 평범함의 범위는 외모 학력 성격 환경 등 꽤나 포괄적이다. 이렇게 많은 조건이 두루 평범한 사람은 실제로는 평범한 사람이 아니다. 모든 여성과 다 어울릴 것 같은 남성은 실제 만남에서는 어울리는 여성을 만나기 힘들다. 직업 외모 경제력 어느 한 조건을 보는 사람들은 차라리 결혼하기가 쉽다. 상대가 그 조건을 갖췄으면 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결혼을 하려면 이성상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갖고 있는 것이 좋다. 조건을 시시콜콜 따지라는 뜻이 아니다. 자신이 진정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 설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K 씨는 샤프한 외모가 돋보이는 남성인데, 그의 결혼상대는 체격이 듬직한 여성이다. 병약했던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신 까닭에 그는 건강한 여성과 결혼해서 자식들에게는 자신이 겪은 아픔을 주고 싶지 않았다. 그들 커플을 보고 의외의 조합이라고들 하지만 K 씨는 뭐든 잘 먹고, 건강한 아내가 사랑스럽기만 하다. K 씨는 자신의 이상형과 결혼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좋은만남 선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