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하남농공단지에 입주한 업체 중에 비산먼지를 대기 중으로 흩날려 주변을 오염시켰다.
[일요신문] 경남 밀양의 한 오염물질 배출업체에 의해 대기가 오염된 사실이 지역에 설치된 오염측정망으로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다. 밀양시가 경남의 청청지역으로 알려진 터라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정부는 대기환경보전법 제정을 통해 지자체장인 군·시장이 측정망을 설치해 대기오염도를 상시 측정하고, 그 측정결과를 환경부 장관에게 보고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밀양시는 관내에 대기오염 사실이 발생했는지도 모르는 상황이어서 관리감독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본보는 밀양시 옛 백산초등학교에 설치된 오염도 측정기의 전광판이 항상 찡그리는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는 한 제보자의 증언에 따라 현장을 직접 방문했다. 해당 측정기는 오염이 감지되면 찡그리는 모습을 나타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염도 측정기가 설치된 옛 백산초등학교 인근은 오염물질을 배출할 만한 어떠한 것도 보이지 않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그런데도 불구, 당시 비가 오는 상황에서도 오염도를 알려주는 전광판은 대기오염이 심하다는 표식을 남겼다.
이에 따라 위성사진을 통해 주변에 공장이 들어선 곳을 먼저 확인했다. 제일 먼저 찾은 것은 공장의 지붕색깔이다. 공장에서 오염물질을 배출하면 그 오염물로 인해 지붕의 색깔이 먼저 변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2.5km가량 떨어진 밀양하남농공단지에 입주한 공장들 지붕 가운데 일부가 색깔이 변해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해당 농공단지로 이동해 현장을 답사했다.
차문을 열고 내리는 순간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알루미늄 재질을 재가공하는 모 업체에서 비산먼지를 쉴 새 없이 대기 중으로 방출하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
해당 업체는 비산먼지 방지시설은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웬일인지 비산먼지는 지속적으로 대기 중으로 방출됐다. 제대로 시설을 관리 점검하지 않고 오염방지시설물을 운영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옛 백산초등학교는 현재 백산금빛체험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어린이도 일상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동심의 생활을 만끽할 수 있는 힐링 장소다. 이러한 곳이 오염물질로 오염됐다면 이곳을 찾는 시민들은 쾌적한 환경 속에서 피로를 풀려다가 오히려 오염물질만 흠뻑 마시고 가는 셈이 된다.
백산금빛체험장 관계자는 “대기오염 측정소가 설치되기 전에는 깨끗한 공기를 마시는 줄로만 알았다. 밀양에는 시와 함께 환경보존위원회가 있어 주변에 오염배출업소에 대한 관리가 이뤄지는 줄 알았지만, 실상은 그러하지 못한 것 같다”고 성토했다.
밀양시 환경 담당 부서 관계자는 “농공단지에 입주한 업체 중 재가공업체가 존재한다”며 “비산먼지 방지시설물이 제대로 관리되고 있는지 현장 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정민규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