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KBS 한국인의 밥상
크고 작은 산줄기 사이로 금강이 휘감아 도는 땅 금산. 산과 강이 품어내 귀한 인삼부터 깻잎까지 초가을 건강한 향기가 금산에 퍼져오면 그윽한 향에 취하고 맛에 반하다.
금산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삼. 전국 인삼 생산량의 70%가 유통되고 있는 금산은 개삼터의 전설이 전해오는 인삼의 본고장이다. 할아버지 때부터 3대째 인삼 농사를 이어가고 있는 임동현 씨.
오늘도 산과 들을 뒤덮은 검은 차광막 사이로 분주히 움직인다. 인삼은 시간과 정성으로 키우는 귀한 작물. 예정지 관리부터 5년 가까이 매일 밭을 오가며 정성을 다하고 있다.
오랜 세월을 이어온 금산의 전통 인삼 재배 농법은 세계 농업유산에 등재된 귀한 유산이기도 하다. 인삼 농사가 싫어 잠시 다른 일을 하다 돌아왔다는 임동현 씨는 대대로 이어진 아버지의 지혜를 스승 삼아 베테랑 농부로 거듭났다.
이제 굵직굵직한 인삼 재배는 거뜬하다. 금산에 인삼향기가 퍼지고 수확이 시작되면 가족들은 인삼 듬뿍 넣어 수육과 닭백숙을 만들어 대접하고 다 같이 곡삼을 만드느라 바쁘게 몸을 움직여야 했다.
수확이 끝난 밭에 남은 인삼이삭을 주워 인삼이삭무침도 만들고 바싹 말려둔 인삼을 활용해 약꿀도 만들어 보관한다. 인삼 농사를 이어가고 싶다는 딸과 아들을 위한 인삼치즈단호박찜까지 더해지면 3대가 모두 좋아하는 한 상이 완성된다.
건강한 밥상으로 든든히 챙겨 먹고 다시 분주해진 임동현 씨 가족. 100일간 단단한 인삼 씨앗을 벌려주는 개갑작업을 시작으로 인삼밭 방향 잡기까지 다시 인삼 농사가 시작됐다. 대를 이어오고 대를 이어가길 바라는 진한 인삼 사랑이 담긴 임동현 씨 가족을 만난다.
그림처럼 강물이 마을 전체를 휘감고 지나는 물돌이 마을 수통리. 대나무를 깎아 오리발 모양으로 만들어 고기를 몰아 잡는 ‘오리치기’의 추억이 전해지는 곳. 강에서 고기를 잡아 손질해 돌 위에 말려두고 또 잡으러 나가기 바빴던 그 옛날.
수통리 어르신들은 추억 하나하나가 사라지는 것이 아쉬워 집마다 방문해 사진과 물건을 모아 마을 역사관을 만들었다. 마을 역사관에서 사진도 보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니 지나간 세월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처음 섶다리를 건너 시집오느라 무서웠던 일 마당밟이가 오면 신이 나고 강이 길이 되어주던 날들. 마을에 강이 있어 약초 농사가 잘되고 물고기를 잡아 팔 수 있어 오지마을이어도 좋았다.
잉어약초백숙과 잔대어죽은 힘들고 고된 날도 잊게 해준 고마운 한 끼였다. 그때가 훨씬 정겹고 좋았다는 이정애 어르신의 말처럼 정겨웠던 수통리 어르신들의 오래된 삶의 향기를 만나러 가보자.
한편 이날 방송에는 금산 추부면 깻잎 이야기, 민물새우 가족도 만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