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광주에서 열린 전남대 행정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 초청 특강에서 한화갑 전 대표는 민주당 신주류 주도로 진행되는 창당 움직임을 ‘문화혁명’에 빗대 비판했다.
한 전 대표의 ‘문화혁명’ 언급은 지난 5월8일 전국 5백만여 명의 네티즌에게 발송돼 ‘잡초 정치인’ 파문을 일으켰던 노무현 대통령의 ‘5·8서신’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1966년부터 1976년까지 10년간 당시 중국의 최고지도자 마오쩌둥에 의해 주도된 ‘문화혁명’이 마오쩌둥의 ‘5·7통지’로부터 비롯된 것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마오쩌둥이 66년 5월7일 임표에게 전달한 서신은, 이후 중공(중국의 옛 이름) 중앙정치국 확대회의에서 통과돼 ‘5·16통지’로 공표됐고, 이 통지의 공표와 함께 문화혁명은 대중운동으로 정식 개시되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5·8서신 이후 정치권이 ‘잡초 정치인’ 논란에 휩싸이고, 민주당에서 신주류 중심으로 ‘낡은 것을 먼저 깨고 새로운 것을 세우자’는 ‘선파후립’(先破後立)식 신당 창당 논의가 전개되고 있는 것도 중국의 문화혁명과 유사한 점이다. 문화혁명’ 당시 중국에서 가장 유행한 구호 중 하나가 바로 ‘선파후립’이었다.
문화혁명이 ‘5·16통지’ 공표로 본격화됐다면, 민주당 신당 논의가 신주류 주도로 개최된 5월16일 워크숍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한 점도 공교로운 대목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5·8서신’을 통해 언급한 4대 잡초 정치인은 문화혁명 당시 ‘4가지 낡은 것을 깨뜨리자’는 마오쩌둥의 5·7통지 내용과도 유사성을 갖고 있다.
또 민주당 신당 창당 논의와 연계한 정치개혁추진위원회가 부산을 필두로 전국 각지에서 발족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은 ‘문화혁명’이 전국적 대중운동으로 전개된 양태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는 시각도 있다.
문화혁명 당시 강청을 중심으로 요문원 장춘교 황홍문 등 소위 ‘사인방’이 문화혁명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면, 민주당 신당 창당 논의과정에서는 정동영 의원을 중심으로 신기남 천정배 정동채 의원 등이 ‘사인방’을 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혁명 당시 ‘문혁’을 전국 대중운동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소위 ‘홍위병’들이 조직됐다. 야당과 민주당 구주류 일각에서, 민주당 신당 추진 과정에서 신주류 외에도 정치권 주변에 적지 않은 ‘홍위병’들이 조직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문화혁명 당시 ‘홍위병’을 앞세워 과거 기득권을 누렸던 5인 소조와 팽지 등을 제거대상으로 지목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신당 창당 과정에 동교동 구파 등 일부 민주당 인사들이 표적으로 지목되고 있는 상황도 적지 않은 유사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중국의 문화혁명은 혁명을 성취한 마오쩌둥이 공산당 지도부를 공격하며 다시 혁명을 전개함으로써 자기 부정의 길로 들어선 ‘이상한 사건’으로 해석되곤 한다. 노무현 대통령을 탄생시킨 민주당이 집권 초기 내부 인사들을 향해 ‘정당개혁’과 ‘정치개혁’을 명분으로 ‘인적청산’과 ‘민주당 해체’를 내세우는 모습에서 이와 흡사점을 찾는 이들도 있다.
현 정치 상황과 과거 중국의 문혁을 동일선상에 올려놓고 비교할 수는 없는 일. 하지만 양자 간의 공교로운 유사성은 정가에서 또 다른 화제로 오르내리고 있다. [구]
-
[단독] 충암파에 목줄 잡힌 사령관? 정보사 ‘선관위 상륙작전’ 동원의 비밀
온라인 기사 ( 2024.12.11 17:37 )
-
'탄핵 불참' 김재섭 지역구서 비판론…서명운동에 항의성 후원금도
온라인 기사 ( 2024.12.09 15:16 )
-
[단독] ‘코바나’ 사무실 입주 투자사 대표, 김건희와 ‘15년 이상 인연’ 포착
온라인 기사 ( 2024.12.11 13:4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