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창욱 명예회장. |
㈜유티씨앤컴퍼니는 대상그룹 임창욱 명예회장이 100% 지분을 보유한 유가증권 및 해외투자, 기업 M&A(인수·합병) 자문 등을 사업목적으로 하는 자본금 30억 원 규모의 회사다. 지난 2008년 7월 4일 ㈜유티씨인베스트먼트로부터 인적 분할되면서 대상홀딩스 계열사로 추가됐다. 유티씨인베스트먼트는 창업투자 및 구조조정 전문회사로 임 명예회장이 1998년에 설립한 곳. 2008년 주가조작 의혹과 임창욱 회장의 로비 의혹으로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르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유티씨앤컴퍼니가 세간의 관심을 끈 것은 드라마제작사로 명성을 떨치던 ㈜더체인지(옛 김종학프로덕션)의 지분을 인수하면서다. 유티씨앤컴퍼니는 2009년 7월 더체인지가 3자배정 유상증자를 하는 과정에서 28.27%의 지분을 사들이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관계사인 유티씨인베스트먼트는 앞서 2007년 중순부터 최대 채권자로 더체인지와 관련을 맺고 있었다.
대상그룹이 최대주주가 된 후 더체인지는 기존에 드라마 제작으로 국한돼 있던 사업영역을 교육사업 쪽으로 전환했다. 지난해 11월 초 더체인지가 사업다각화를 목적으로 교육업체 9곳의 지분 51%씩을 취득했다고 공시한 것. 이 과정에서 지분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570억 원 규모의 일반공모 및 3자배정 유상증자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320억 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는 교육 관련업체들과 교육업자 등을 대상으로 했다.
이는 그간 식품사업에 주력하던 대상그룹이 유티씨앤컴퍼니의 더체인지 지배권을 통해 교육사업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재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최근 유티씨앤컴퍼니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또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유티씨앤컴퍼니가 2009년 말부터 올 3월 사이에 방송·언론·잡지 관련사 주식을 상당량 매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공시에 따르면 유티씨앤컴퍼니는 현재 한겨레이앤씨 지분 5%(취득가액 1억 원), 한국디지털위성방송 0.01%(3300만 원), 한국신문제작 6.99%(3억 5000만 원), 씨네21 15%(3억 9418만 원) 등의 언론 관련회사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8년 3월부터 지난해 3월 기준 공시까지만 해도 나타나지 않던 부분이다.
한겨레이앤씨는 한겨레신문 별도법인으로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경제주간 <이코노미21>을 발간하던 곳이다. 지난 2009년 5월 폐업한 것으로 전해졌다. 역시 한겨레신문에서 창간한 <씨네21>은 이후 2003년 별도법인 자회사로 분리된 영화종합주간지다. 또 한국디지털위성방송은 ‘스카이라이프’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곳. 한국신문제작의 경우 신문인쇄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자본금 44억 5000만 원의 회사다.
사실 유티씨앤컴퍼니는 지난 2008년에도 특정 언론사 지분을 매입한 바 있다. 2010년 3월 말 현재 유티씨앤컴퍼니는 뉴스전문 케이블 채널 ㈜YTN 주식 16만 254주(0.38%)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YTN의 5% 이상 주식 보유 기업을 제외한 특수관계인 중 개인 최대주주 지분율이 0.43%에 그친다는 점을 볼 때 결코 적은 수치는 아니다.
이처럼 유티씨앤컴퍼니가 기존에 방송 관련 주식을 가지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또 다른 방송·언론·잡지 관련 회사들의 지분을 사들였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식품을 벗어나 교육으로 진출을 모색했던 대상그룹이 이제는 방송·언론·잡지 시장으로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는다.
이 같은 주식 매집에 따른 방송·언론·잡지 시장 진출 가능성에 대해 유티씨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모두 언론 관련 회사들인 걸 보면 그럴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대상그룹 측은 “유티씨앤컴퍼니에 물어보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유티씨앤컴퍼니 측도 “담당자를 통해 답변을 주겠다”고 했지만 이후 설명을 들을 수 없었다.
김장환 기자 hwan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