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경기도.
[일요신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8일 위기 상황에서 과감하게 재정을 투입해 재정파탄을 막아야 한다고 정세균 국무총리의 메시지에 동감한다며, 자신의 SNS로 고마움을 전했다.
재정건전성보다 중요한 것이 민생이라고 역설한 이재명 지사는, 국가채무에 매달려 가계부채를 등한시하면 안 된다며 정부에 다시한 번 확장재정정책을 펼 것을 주문했다.
특히 일부 언론에서 정세균 총리와 자신과의 관계를 극한 대립 양상으로 보도하는 것에 대해, 강력하게 반박했다. 다음은 내용 전문.
존경하는 정세균 총리님.
먼저 경제방역을 위한 저의 의견에 답해 주시고, 경제위기 극복과 국민고통 저감을 위해 과감한 확장재정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 내주신 총리님께 감사드립니다. 재정건전성보다 중요한 것이 민생이며, 위기에 과감하게 재정을 투입해 경기침체에 대처하면 궁극적으로 경제위기에 따른 재정파탄을 막을 수 있다는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총리님께서도 잘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는 공적이전소득(정부의 가계소득 지원)이 OECD 평균(GDP의 약 21%)의 절반(11%)에 불과할 정도여서 결과적으로 국채비율은 GDP 대비 40%선으로 OECD 평균인 110%의 절반에도 못 미칠 만큼 지나치게 ‘건전’한 대신, 가계부채는 세계최고수준이며 그에 따른 소비위축이 경제침체의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유례없는 위기상황에서는 재정여력이 있는 정부가 과감한 재정투입으로 가계를 도와야 합니다.
국채발행을 통해 정부가 국내 기업 또는 국민들에게 부담하는 국가채무와 국내은행의 외국은행에 대한 채무 같은 대외채무는 다르고, IMF위기는 당시 10%선에 불과했던 국가채무 때문이 아니라 민간의 단기대외채무가 문제였던 것은 총리님께서도 아실 것입니다.
외국보다 지나치게 국채비율이 높아 국가신용에 위험을 초래하는 정도가 아닌 이상 국가채무와 가계부채는 한 사람의 왼쪽 주머니 오른쪽 주머니처럼 한쪽이 쪼그라들면 다른 쪽이 부풀어 오르는 관계에 있습니다.
과감한 확장재정정책에 동의하는 이상 ‘더 풀자’와 ‘덜 풀자’의 논쟁에서 벗어나 ‘어떻게 잘 풀 것인가’에 지혜를 모아야 하고, ‘막 풀자’는 것은 무책임한 주장이라는 점도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고통의 무게는 평등하지 않으므로 고통에 비례해서 지원해야 한다는 말씀도 전적으로 맞는 말씀입니다. 일부만이 아닌 모든 국민이 고통 받고 있으니 모두의 고통에 대해서는 보편적 지원을, 특정 영역의 더 큰 고통에 대해서는 선별지원이 필요합니다. 집합제한 등으로 피해 입은 특정업종에 대한 핀셋지원도 마땅히 필요합니다.
동시에 코로나 위기극복을 위해 모든 국민들께서 치르는 희생과 고통이 ‘K방역’ 성공의 비결임을 감안한 전국민 보편지급도 연대감과 소속감을 제고하며 소비확대로 경제를 살리는 방안이 될 것입니다. 보편지원과 선별지원은 배타적 관계가 아닌 보완관계이고 1차는 보편지원, 2차 3차는 선별지원을 했으니, 과감한 확장재정정책을 검토하는 마당에 이제 전국민 보편지원도 검토할 수 있을 것입니다.
투입재정이 효과를 내려면 ‘조기에’, ‘지원이 절실한 분야에‘ 소비되어야 하고 이런 효과는 1차재난지원금처럼 신용카드충전 방식으로 지급해도 문제없다는 것도 맞는 말씀으로 저 역시 그와 같은 지급방식에 동의합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지역화폐’가 바로 1차 재난지원금 지급방식입니다. ‘조기에’ 사용되도록 3개월 시한을 설정하였고, 골목 소상공인 등 지원이 절실한 분야에 사용되도록 업종과 규모를 제한하였으며(매출 10억 이상 대형 매장이나 사행업 사용제한 등), 저축을 막고 ‘소비’하게 하려고 ‘현금’(화폐) 아닌 ‘특수구매력’(이를 통상 Local Pay 즉 지역화폐라고 부릅니다.)을 지급한 것입니다. 지역 간 격차완화가 화두인 지금 광주시민들에게 지급되는 지원금이 서울 아닌 광주에서 사용되도록 한 1차재난지원금이 바로 지방경제와 지역경제를 살리는 길이기도 합니다.
미세한 표현상의 차이를 제외하면 정 총리님 말씀 모두가 사리에 부합하는 말씀입니다. 총리님 말씀 중에 제가 반박할 내용이 없고 오히려 민주당정권과 문재인정부의 일원으로서 원팀정신에 따르자는 고마운 권고로 이해되었습니다. 총리님께서 저를 ’저격‘했다는 일부 보도에 저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함께 사는 삶’의 의미를 아프게 배우고 있는 2021년의 겨울입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코로나로 우리는 피할 수도 종결을 기약할 수도 없는 어두운 바다를 힘겹게 항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6개월 뒤, 1년 뒤를 대비하면서도 당장 오늘을 살아야 합니다.
정부를 대표하여 힘겨운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대한민국호를 이끌어 가시는 총리님께 존경의 마음을 전하며, 원팀정신으로 제가 선 자리에서 총리님이 내시는 길을 따라 코로나위기극복과 경제방역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으로 인사를 대신합니다.
감사합니다. 총리님
김장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