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 남포항 일원에 들어서는 유스호스텔 입지 장소(원안)
[경남=일요신문] 백두현 고성군수가 군이 추진하는 청소년수련시설 유스호스텔에 대한 비전을 언론브리핑에서 설명하며 설치 규정에 맞지 않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백두현 고성군수는 최근 고성군청 중회의실에서 지역경제의 마중물이자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유스호스텔 건립 관련 언론브리핑을 가졌다.
백 군수는 이날 “유스호스텔을 건립하는 목적은 전국 대회 시마다 부족한 숙박시설로 인해 다른 지역으로 유출되는 참가팀이 없도록 하고, 당항포관광지, 상족암군립공원 등 주요 관광지를 방문하는 가족 단위 관광객이 지역을 찾을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또한 “공공기관, 기업체의 각종 세미나, 연수를 유치할 수 있는 시설로 만들어 고성군에서 자고, 먹게 해 경기를 부양하자”고 전했다.
하지만 이는 청소년수련시설 건립 목적에 벗어나 있다. 청소년을 위한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청소년의 수련활동, 교류활동 등 설치 목적과는 동떨어지게 운영계획을 밝힌 것이다. 향후 건축물 사용용도 위반과 청소년활동 진흥법을 위반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유스호스텔은 청소년 전용 시설이며 법적 성격에 부합하지 않는 사업을 위해 사용하는 시설은 설치 금지 사항이다. 이 시설을 일반인이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청소년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시설의 40%만 허용하고 있다. 이를 지키지 않겠다는 게 군의 계획인 것으로 비쳐진다.
유스호스텔이 들어설 입지도 논란거리다. 명승고적지, 역사유적지 부근 및 그 밖의 지역 중 청소년이 여행활동 시 이용하기에 편리한 지역을 선정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나, 군이 선정한 고성읍 신월리 산10번지 부근에는 이러한 조건을 찾을 수 없다. 과연 입지조건을 충족하는지 의문을 낳는다.
고성군이 유스호스텔을 건립하기 위한 자금에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발전소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해 하이화력발전소에서 지원받은 240억원(고성그린파워 140억원, 산업통상자원부 100억원)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하이발전소 고성그린파워가 지원하는 상생협력기금은 140억원이며, 이 기금을 사용할 수 있는 지역은 발전소 반경 5km로 제한돼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특별지원사업비는 고성군 관내 어느 곳에 사용해도 무방하나, 군이 상생협력기금과 특별지원사업비를 유스호스텔에 모두 쏟아 붓는 것은 발전소 인근 지역 군민들도 환영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정민규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