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제75회 전국 종합아이스하키선수권대회가 열린 모습.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없음. 사진=연합뉴스
서울시교육청은 16일 아이스하키부 코치의 상습적인 폭행·폭언·금품수수 여부에 대해 지난 2월 16~23일에 7명(시민감사관 1명 포함)의 감사 인력을 투입해 실시한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감사를 통해 코치가 수 년간 훈련장과 전지훈련장에서 욕설과 함께 하키채, 손을 사용해 뺨을 때리는 등 상습적으로 폭력을 휘둘러 왔음이 목격자들의 진술을 통해 밝혀졌다. 또 U-18 청소년 대표 선발을 미끼로 학부모 대표에게 금품 모금을 요구하고 일부 학부모들에게는 돈을 빌려달라며 2018~2019년 약 6050만 원의 금품을 수수한 정황이 드러났다.
해당 코치는 2019년 1월 강원도 강릉의 한 아이스링크장에서 학생들의 엉덩이와 머리 등을 하키채로 가격하고 발로 걷어찼다. 같은 해 11월에는 고려대 아이스링크장에서 학생을 엎드리게 하고 하키채로 구타했다. 그가 이 같은 행동을 할 수 있던 것은 시합 출전이나 선수 추천 권한 등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과 학부모들도 코치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는 것.
서울시교육청은 코치를 △학생선수 폭행에 대해서는 상습폭행 혐의로 고발 △금품수수 부분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에 수사 의뢰했다. 아울러 코치에게 금품을 제공한 정황이 있는 학부모들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수사 의뢰했다. 수사와는 별개로 해당 학교에 코치에 대한 해고와 법인에 교장·교감의 징계처분을 요구했다.
#체벌 영상 추가 공개…경찰 “재수사 실시”
아이스하키팀 체벌 의혹을 수사한 경찰이 지난해 사건을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경찰은 무혐의 처분 1년 만에 추가 증거가 나오자 사건을 다시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학생들을 하키채 등을 이용해 폭행한 사건에 대해 전반적인 재수사를 벌일 방침이다.
경찰은 지난해 2월 13일 해당 고등학교로부터 수사의뢰를 받아 수사에 착수했고 같은 해 3월 해당 코치를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동부지검은 불기소 처분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경찰은 ‘팀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일부 고학년 학생들이 자신을 때려달라고 요청해 폭행 장면을 연출했다’는 진술이 있어 피해자의 승낙에 따른 위법성 조각 사유를 반영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최근 해당 코치가 학생들의 허벅지 등을 하키채로 때리고 욕설을 하는 장면을 담은 영상이 추가로 공개되면서 경찰은 사건을 다시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고등학교 아이스하키팀 폭행 의혹에 관해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에서 전반적으로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