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장영석 기자 zzang@ilyo.co.kr | ||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굳이 과천의 경마장이나 장외발매장을 찾지 않더라도 집에서 모바일 중계를 보면서 베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마인구의 폭발적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선 마사회와 제휴한 금융기관(농협)에 영구계좌를 만들어야 한다.
마사회측에선 지난 10월1일부터 K넷츠 제휴카드를 발급하면서 ‘NF 소나타 타기 가입 이벤트’를 벌이는 한편 K넷츠를 이용한 마권구입자에겐 1천원당 1원의 마일리지를 적용하는 등 가입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마사회에선 이 제도가 “경마장 앞에서 줄을 설 필요없고, 주위 눈치 보지 않고 소신껏 베팅할 수 있는 제도”라고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이 서비스의 실시에 대해 도박규제네트워크는 “경마장외 발매소가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고 도박장으로서의 부정적 이미지가 강한 것을 무마하기 위해 한국마사회가 고안해낸 편법적인 제도”라며 강력히 비난하고 있다.
이 단체는 또 “고객들의 사행심을 최대한 자극해 현금없는 고객들의 개인 계좌에서조차 얼마든 돈을 빼내어 갈 수 있도록 하는, 자신들을 위한 편의제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도박에 대한 접근성을 제한하고 규제하는 등 엄격한 사후관리를 해야 하는 농림부와 마사회에서 K넷츠를 지하철마다 광고하는 등 정부가 나서서 사업 확장과 매출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도박규제네트워크에선 K넷츠를 비롯한 영구계좌투표제도를 즉각 폐지하고, 지하철 등 공공장소에 걸려있는 K넷츠 이벤트 광고를 철수시키는 등 공공장소에서의 광고를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한편 이번 제도와 관련해 마사회 주무부서인 농림부와 마사회에 공개질의를 해놓은 상태다.
그러나 마사회쪽에선 이미 폰뱅킹이나 인터넷 뱅킹을 이용한 불법 사설 경마가 빈발하고 있어 마사회에서 공식적으로 모바일베팅 서비스를 하면 베팅 한도가 확실해지는 등 오히려 ‘도박’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지난 여름부터 폰뱅킹을 이용한 수십억원대의 불법 사설경마가 경찰에 의해 검거된 사례가 줄을 잇고 있기도 하다.
마사회에선 “모바일 베팅 서비스가 마사회에 영구계좌를 개설한 경마팬들을 대상으로만 제공되기 때문에 현금투표보다 경마를 건전하게 즐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모바일이나 유선통신을 이용한 불법사설경마를 막을 수도 있고, 베팅한도액(1회당 10만원)을 확실하게 관리할 수 있어 오히려 도박중독 등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
이들은 “경마를 도박으로 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미 일반인들 사이에 레저의 한 분야로도 자리잡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마권 발행을 통해 벌어들인 돈으로 지난 한해에만 1조5천억원을 사회에 환원했다는 것이 마사회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모바일 베팅도 이미 선진국에선 보편화됐을 정도로 시행에 문제가 없다는 것. 일본의 경우 모바일 베팅을 포함한 계좌투표 비중이 전체 매출액의 40%, 홍콩이 45% 내외다. 마사회에선 몇년 전에는 이와 비슷한 인터넷 베팅을 추진하다가 여론의 눈치를 보다가 철회한 적도 있다.
마사회에선 불경기 여파로 마권 발행 수입도 주는 상황에서 모바일 베팅으로 발매비용도 줄일 수 있고, 정보통신 기술을 이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점, 고객들의 편의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쁘게만 볼 일이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도박규제네트워크에선 휴대전화가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가정에서도 직장에서도 베팅할 수 있다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전 국토를 도박장화한다’는 도박규제 네트워크의 주장과 ‘경마의 사행성을 오히려 제도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마사회의 입장이 확연히 달라지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