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사진가 박용훈 씨. 지금도 박용훈 씨는 그날을 잊을 수 없다. 끝없이 펼쳐진 모래 벌판과 맑은 물, 저물녁 물수제비를 하는 제비와 강을 건네주는 섶다리. 하지만 이런 행복한 풍경도 잠시. 내성천은 불과 10년 만에 처참하게 변하고 말았다.
맑은 모래는 펄이 뒤덮었고 그 위로는 버드나무가 숲을 이루게 됐다. 과연 무슨 까닭일까. 4대강 사업의 일환인 영주댐 건설로 옛 모습을 잃어버린 내성천. 10년 넘게 내성천의 변화를 기록해 온 박용훈 씨와 함께 내성천의 어제와 오늘을 생태적 시각에서 뒤돌아 본다.
점차 본래의 모습을 잃어가는 내성천. 그 10년의 역사 뒤엔 영주댐이 있다. 내성천에 유입되는 모래 대부분을 영주댐이 막고 있는 것이다.
영주댐의 건설 목적은 홍수와 가뭄을 막고 낙동강의 수질을 좋게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여름마다 영주댐은 짙푸른 녹조 공장으로 변하고 만다. 오히려 내성천과 낙동강의 수질을 악화시키는 주범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모래의 강 내성천에 모래가 흐르지 않자 내성천의 풍경과 생태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명승 제16호로 지정된 회룡포도 점차 제 모습을 잃어가고 있으며 무섬마을 주변 역시 모래가 아닌 버드나무 숲으로 변하고 있다.
생태계의 변화는 더욱 치명적이다. 모래무지가 사라지고 모래 생물의 지표종인 흰수마자 역시 몇 년 째 발견되지 않고 있다. 겨우 자리를 지키고 있는 흰목물떼새와 수달 역시 언제 내성천을 떠날지 모른다.
자연이 만든 강 내성천. 그 내성천을 인간이 만들려고 할 때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에 대해 생각해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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