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범대를 졸업한 후 자취를 하며 임용고시를 준비하던 지민 씨(가명). 언제 다시 집에 찾아올지 모를 '그 남자' 때문에 매일 밤을 뜬눈으로 지새우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월 외출에서 돌아온 지민 씨의 침대에 이상한 액체가 묻어있었다고 한다. 오랜 시간 집을 비웠음에도 축축하게 묻어있던 낯선 흔적이 너무나 이상하게 여겨진 지민 씨는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감식 결과 침대에 묻어있던 액체는 남자의 정액이었고 더욱더 놀라웠던 것은 범인의 정체였다.
피해자 지민 씨는 "잡고 보니까 저희 과 선배라는 거예요. 뭐 자기 말로는 저를 좋아한 지 1년이 넘었다는데 말도 해본 적 없고 인사도 해본 적 없어요"라고 말했다.
지민 씨의 집에 무단으로 침입해 음란행위를 하고 간 범인은 그녀와 면식도 없던 한 학년 위의 학교 선배 박 아무개 씨(가명)였다.
박 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모든 죄를 시인했지만 박 씨는 초범이라는 이유로 풀려나게 된다. 다시는 지민 씨를 찾아가지 않겠다는 약속을 한 뒤 타 지역으로 이사까지 갔다고 했다.
하지만 재판이 진행 중이던 지난 3월 그는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사건 직후 이사를 한 지민 씨의 집을 찾아내 초인종을 누르기 시작했다.
지민 씨가 설치했던 방범 어플리케이션과 CCTV로 흔적이 확인된 횟수만 무려 11번. 심지어 그중 3번은 가르쳐준 적도 없는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 집 안에서 시간을 보내다 가기까지 했다.
지민 씨는 "서울로 이사를 갔다고 들었거든요. 그런데 또 알아내서 스토킹하는 게 너무 소름이 돋는 거예요. 독서실에서도 집에 있을 때도 그냥 막 숨이 막혀요"라고 말했다.
언제 박 씨가 찾아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임용고시를 앞두고 있지만 공부에도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지민 씨. 무단침입에 정액 테러까지 지민 씨를 공포에 떨게 하는 박 씨의 스토킹은 대체 왜 막을 수 없는 걸까.
한편 이날 방송에는 무단 점거했음에도 뻔뻔한 태도로 일관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도 전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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