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경량 차체. |
특히 차세대 자동차용 TWIP강은 일반적으로 철강제품은 강도가 높으면 가공성이 떨어지는 데 비해 초고강도 수준에서 최고 수준의 가공성을 가지는 제품이라는 평가다. 자동차 강판은 자동차 부품별 요구 특성을 만족시키기 위해 강판의 화학성분 및 공정별(제강-열연-냉연) 핵심 요소 기술을 조합해 만들기 때문에 제철소에서 생산되는 제품 중 품질 관리가 가장 엄격하다.
자동차 생산 공정 및 완성차 요구에 따라 자동차의 각 부위별로 서로 다른 특성이 요구되어 전 세계에서 자동차 강판을 생산할 수 있는 철강사는 극소수다. 자동차용 강판은 소재가 가볍고 내식성이 강해야 하며 고가공성과 고장력 등 까다로운 기술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수요는 큰 반면 어느 철강사나 생산할 수 없는 자동차 강판 시장은 어떤 철강사라도 선점하고 싶어 하는 시장이기도 하다.
자동차 강판은 고부가가치 제품일 뿐만 아니라 판매계약도 장기적으로 이뤄진다. 일반 범용재보다 톤당 가격이 20~30% 정도 더 비싼 편이다. 자동차업계의 특성상 한 차종에는 동일한 품질의 소재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철강회사는 한 번 자동차사와 판매계약이 이뤄지면 자사의 자동차강판을 사용해 생산된 차종이 단종되기 전까지는 꾸준히 그 제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된다.
포스코의 TWIP강은 형상이 복잡한 자동차 부품을 쉽게 가공할 수 있고 부품 두께가 얇아도 강도가 충분하기 때문에 연비향상을 위한 차량 경량화는 물론, 차량 충돌시 안전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강점이 있어 ‘꿈의 소재’라고 불릴 정도다. TWIP강을 사용함으로써 차체를 10% 경량화하면 연료비가 3~7% 절약되고 CO₂배출량도 13% 정도 줄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TWIP강은 자동차의 경량화와 부품 제조비용을 동시에 절감할 수 있어 친환경자동차가 본격화되는 2015년엔 자동차용 고강도강판의 주력 제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TWIP강 개발이 쉬웠던 것은 아니다. 10년여의 연구·개발기간이 소요됐고 적잖은 비용도 투입됐다. 특히 강도를 높이면서도 쉽게 가공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상반된 연구방향 탓에 시행착오도 상당했다. 현재 TWIP강은 포스코가 원천기술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유럽의 메이저 철강사들도 포스코의 TWIP강과 같은 고연성 제품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스코는 올해 TWIP강의 상업생산을 본격화한다.
포스코는 앞서 2009년 8월 세계 최초로 고강도 자동차 강판도 개발해 경쟁사들을 긴장시켰다. 이 제품은 자동차 외판용 590메가파스칼(㎫)급 합금화용융아연도금강판으로 단위면적당(㎟) 최고 60㎏의 하중을 견딜 정도로 강도가 높다. 두께는 오히려 0.7㎜에서 0.55㎜로 줄었고 무게도 기존 제품 대비 20%가량 가볍다.
이성로 기자 roile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