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래 씨는 130kg의 역기를 거뜬히 들 수 있을 정도로 건강했다. 축구, 태권도, 헬스 등 운동에도 열심이었다. 하지만 현재 그는 지팡이 없이는 집 밖에 나가기 힘든 상황이 됐다.
허리를 숙여 세수를 하거나 머리를 감는 일도 어렵고 배변 활동에도 문제가 생겼다. 2019년 1월 인천 21세기병원에서 척추 수술을 받고난 이후부터 김 씨에게 벌어진 일이다.
인천 21세기병원 의사들의 학력이 나열된 광고판을 보고서 찾아갔지만 김 씨는 이 병원에서 자신이 대리수술의 희생자가 되었다고 주장했다.
인천 21세기병원의 대리수술 영상이 지난 5월 MBC에 보도되면서 '수술실 CCTV 설치'가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수술실 내 CCTV 설치를 찬성하는 측에서는 CCTV가 무방비 상태에 놓인 환자를 보호할 방법이라고 말한다.
반면 반대하는 측에선 의사를 위축시켜 적극적인 의료 행위가 어려워지므로 결국 환자에게 피해가 될 거란 입장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수술실 내 CCTV 설치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반대 입장을 주장해왔다.
박수현 의협 대변인은 "비윤리적 의사에게 치료 받은 피해자들에겐 같은 의사로서 사과를 드린다"면서도 CCTV 설치를 통한 이익보다 손실이 더 크기 때문에 CCTV 설치가 최선의 방법이 아니라고 말했다.
수술실 내 CCTV 설치 법안은 제19대 국회에서 처음 발의됐다. 2015년 1월 최동익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를 했지만 국회 임기가 만료되면서 폐기됐다. 이후 20대 국회와 이번 21대 국회에서도 수술실 내 CCTV 설치 관련 법안은 계속해서 발의돼 왔다.
하지만 이번에도 찬반 양측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과거와 비슷하게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수술실 내 CCTV 설치를 주제로 한 여론조사들에선 CCTV 설치에 찬성한다는 답변이 높게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31일부터 6월 13일까지 국민권익위원회가 13,95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수술실 내 CCTV 설치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이들의 비율은 97.9%였다.
의료사고 입증 책임을 명확하게 하고 대리수술 등 불법행위를 감시하기 위해 찬성한다고 답한 이들이 많았다.
이에 대해 수술실 CCTV 제도를 먼저 도입한 이재명 경기도지사 그리고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등이 출연해 이 문제에 대해 의견을 제시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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