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 전 총장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출생이다. 그런데도 그는 충청대망론 대표 주자 격으로 부상했다. 윤 전 총장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 때문이다. 윤 교수는 1931년생으로 파평 윤씨 집성촌이 위치한 충남 논산에서 태어났다. 공주농고(현 공주생명과학고)를 졸업한 뒤 1952년 연세대에 입학했다.
부친의 연고가 충청권에 있는 까닭에 윤 전 총장은 차기 대권 주자 중 충청 출신을 거론할 때 꼭 언급된다. 이에 대한 입장을 윤 전 총장이 7월 6일 직접 밝혔다.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이뤄진 첫 민생 투어 현장으로 대전을 지목한 윤 전 총장은 이날 ‘충남 뿌리론’을 강변했다. 윤석열과 충청대망론 사이 흐릿했던 연결고리를 명확히 한 셈이다.
윤석열 전 총장은 “집안이 논산 노성면에서 집성촌을 이루며 500년을 살아왔고 논산에서 태어난 부친은 연기에서 살다가 교육 때문에 공주로 이전했다”면서 “나는 서울에서 교육 받았지만, 부친이나 사촌들의 뿌리는 충남에 있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특유의 직설적 화법으로 ‘충청대망론’이란 단어를 직접 언급했다.
그는 “충청대망론이라는 게 충청 출신으로 대통령 된 사람이 없어서 나오는 말”이라면서 “충청대망론을 충청인들이 언급하는 것에 대해 굳이 ‘옳다 그르다’ 비판할 문제는 아니며 지역민 정서로 생각한다”고 했다.

정 의원 부친인 정석모 전 내무부 장관과 윤 전 총장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도 교류가 있었던 사이로 알려져 있다. 윤 교수는 정 전 장관이 회장을 역임했던 매헌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 이사로 재직 중이다. 윤 전 총장이 대선 출마 선언을 한 장소는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이었다. 여기다 정 의원 모친이 파평 윤씨인 점도 둘 사이의 여러 연결고리 중 하나다.
국민의힘 당직자 출신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윤 전 총장이 입당 시기를 고심하며 호남 지지율을 체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충청에 우선순위를 두며 지지기반을 닦는다면, 호남으로의 확장성까지 고려할 수 있기 때문에 윤 전 총장이 대한민국 국토 정중앙인 충청에 확실히 존재감을 각인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감사원장 직을 사임하며 본격적인 대선주자로 부상한 최 전 원장의 등판 시기에 대한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분석도 있다. 한 야권 정치권 관계자는 “최 전 원장의 경우에 ‘윤석열 X파일’ 이후 대안론의 중심에 섰다”면서 “향후 관건은 ‘대안’이 아닌 ‘대세’가 될 수 있는지 여부”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PK를 중심으로 최 전 원장 측이 조직 구성에 돌입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했다.
최재형 전 원장의 정치적 후원자를 자처하는 이는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다. 최 전 원장과 정 전 의장 사이엔 경남 창원 진해 출신이란 공통분모가 있다. 최 전 원장은 진해에서 태어난 뒤 서울에서 자랐다.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정 전 의장은 진해에서 출생한 뒤 부산 토박이로 자랐다. 부산중앙초-부산중-부산고를 나온 뒤 부산대 의대를 졸업했다.
최 전 원장이 정치경험이 전무한 ‘법관 외길인생’을 살아온 반면, 정 전 의장은 의사 출신으로 정계에 입문해 부산 중구·동구를 기반으로 내리 5선을 하며 정치적 기반을 탄탄히 쌓아왔다. 한 야권 관계자는 “현재 최 전 원장의 대선 준비에 있어 정 전 의장 지분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정 전 의장이 자신이 오랜 기간 다져왔던 PK 지역 조직을 ‘최재형 대망론’을 위해 활용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충청에 윤석열이 깃발을 꽂았다면, PK는 최재형이 가장 공을 들이는 지지기반”이라면서 “거물급 장외 대선주자 두 명이 모두 최우선 지역기반으로 ‘캐스팅보트’라 불리는 격전지를 선택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유승민 전 의원의 경우 TK가 정치적 고향이지만 지역 민심이 양날의 검처럼 작용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정국을 겪으며 그를 둘러싼 TK 민심이 양극화 양상을 보이는 까닭이다. 윤석열·최재형 장외 야권 유력 대선주자들이 몸풀기에 나서면서 이들이 TK 지역 기반을 수성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정치평론가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연구위원은 다음과 같이 점쳤다.
“지역 내 지지기반보다도 ‘집권 대세론’이 TK 지형도에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TK 지지기반을 쌓아 왔던 대권 주자 말고도 정권교체와 집권이 가능한 야권 주자가 부상한다면 그쪽으로 민심이 옮겨갈 가능성이 충분하다. 그런 사례가 얼마 전에 한 번 있었다. 바로 당대표 선거였다. 이준석 대표가 TK에서도 대구를 지역구로 둔 주호영 전 원내대표를 앞섰다. 결국 ‘누가 이길 수 있느냐’고 물었을 때 첫손에 꼽히는 후보 쪽으로 TK 민심이 결집하는 양상을 보일 것이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