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문호에서 야수가 아닌 투수 김진욱을 뽑은 걸 두고 다소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는 김진욱이 2021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1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루키라는 점과 올 시즌 17경기에서 2승 5패 평균자책점 8.07의 성적을 냈다는 부분이다. 성적으로만 따진다면 김진욱이 대표팀에 승선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김경문 감독은 이미 대표팀에 승선한 이의리(KIA 타이거즈)와 김진욱의 패기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특히 좌완 투수가 아쉬운 대표팀에서 김진욱의 합류는 분명 보탬이 될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박민우의 자진 하차로 그 공백을 메울 내야수 1순위 후보는 정은원(한화 이글스)이었다. 정은원은 전반기 규정 타석을 채운 KBO리그 2루수 중 타율 2위(0.302), 출루율 1위(0.434), 장타율 2위(0.431)를 기록했다.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3.16, wRC+(조정득점창출력·평균 수치가 100) 142.4 모두 1위(스탯티즈 기준)를 기록하면서 공·수에서 발군의 활약을 펼쳤다.
정은원은 올림픽대표팀 24인 최종 명단 발표 전에도 내야수로 유력한 후보로 손꼽혔지만 김 감독은 최주환과 박민우를 낙점했다. 박민우 하차 후 내심 기대를 가졌던 정은원으로선 올 시즌 최고의 성적을 올리고 있음에도 기회를 얻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클 터. 대표팀의 한 관계자는 박민우 대체자로 야수가 아닌 투수를 뽑은 것과 관련해서 “박민우 대신 2루수로 나설 선수가 2명이나 있다”면서 “최주환과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김혜성의 존재가 투수를 선택하는데 도움이 된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17일 대표팀 공식 훈련을 앞두고 김 감독이 특히 신경을 쓰는 부분은 LG 트윈스 좌완 베테랑 차우찬의 몸 상태다. 11개월 만의 복귀전인 6월 6일 KIA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되고, 6월 12일 두산전에서 역시 5이닝 2실점으로 호투를 펼치자 김 감독은 당시 차우찬을 향해 “하늘이 내려주신 선물 같다”고 표현했을 정도다.
그러나 차우찬은 지난 5일 잠실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1⅓이닝 3피안타, 4사구 3개로 5실점했다. 이에 앞서 6월 26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도 5이닝 동안 6피안타 4볼넷 7실점으로 부진했다. 그 결과 1.13이었던 평균자책점이 5.24까지 늘어나고 최고 구속 140km/h를 넘기지 못하자 여기저기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차우찬은 LG 2군에서 몸을 만들고 있는 중인데 대표팀 합류 후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김 감독으로선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
은퇴한 정근우는 최근 “건강한 차우찬은 대표팀의 보물이 되겠지만 건강하지 못한 차우찬은 대표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대표팀 선수들 소집 후 김경문 감독님이 차우찬의 몸 상태를 세밀히 체크 후 교체해야 할 정도라면 과감히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