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지지율과 실제 민심 괴리 커…윤석열·최재형 국정운영 검증 안 돼”
안 전 시장은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시즌2’ 정당이 됐고, 우리 국민의힘도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고 있다”며 “명확한 계획을 갖고 대한민국을 먹고 살 수 있도록 할 후보는 나밖에 없다”고 자신했다.
이어 안 전 시장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나름 원칙을 갖고 살아왔겠지만 국정을 운영할 능력이 검증됐다고 볼 순 없다”며 “난 인천시장을 지내면서 외국자본 유치로 송도국제도시와 인천대교를 건설했다. 본경선에만 올라간다면 국민들이 날 주목해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요신문은 8월 2일 여의도 안상수 후보 캠프에서 그를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출마를 결심한 계기가 뭔가.
“문재인 정권의 실정과 잘못된 코로나19 대처에 국민 50%가 무산층으로 가고 있다. 집값은 천청부지로 치솟았고, 2030 청년들의 일자리는 사라지고 있다.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가 내놓는 정책을 찬양하기만 하고, 국민의힘은 반대만 한다. 이 난국에 해법을 제시하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
―안상수표 해법이 궁금하다.
“결국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수출이 늘고, 대기업은 성장하고 있지만 그만큼 고용이 커지지 않고 있다. 다른 방법을 모색할 때다.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광주, 대구, 부산 등 지방 대도시 주변 놀고 있는 땅, 유휴농지 1억 평을 확보해 ‘일자리 도시’를 만들겠다. 아예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는 거다. 블록체인, 배터리, 바이오, 반도체 등 미래 4차 산업에 맞는 스타트업을 유치해 첨단산업 클러스터를 만들면 200만 개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일자리 도시’ 현실적으로 실현이 가능할까.
“어려울 것 없다. 인천시장을 지내면서 송도국제도시를 만들고 인천대교를 건설한 노하우가 있다. 유휴농지가 평당 15만 원 정도 한다. 평당 30만 원을 투자하면 전기나 상하수도 등 기반 시설을 깔 수 있다. 1억 평에 들어가는 예산이 30조 원이다. 1억 평 가운데 70%는 기업이나 대학, 공공기관을 유치하고 30%는 주거시설로 만들 계획이다. 즉, 3000만 평을 평당 150만 원에 분양한다면 45조 원이 생긴다. 사업비로 충분하다고 본다. 공짜로 7000만 평이 생기는 거다. 이렇게 되면 7000만 평을 30만 개 정도의 스타트업에 무상으로 빌려줄 수 있다. 회사에 6~7명만 근무한다고 해도 200만 개 일자리가 생기는 거다. 젊은이들에게 꿈의 도시가 되는 셈이다.”
―그렇다고 서울시민들이 지방으로 내려가려고 할 것 같진 않다.
“서울보다 더 나은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아예 새로운 도시이기 때문에 문화시설이 서울보다 나을 수밖에 없다. 4차 산업 관련 학과를 분교 형태로 들여오고, 문화시설도 충분히 지으면 된다. 집값도 싸다. 배후 도시에 평당 500만 원대 아파트 100만 호를 건설해 서울이나 대도시의 가수요를 없애면 집값도 안정이 될 수 있다. 코로나19로 어려운 기업들이 새로운 생활 터전에서 자리 잡을 수도 있다. 부동산 대책도 되는 셈이다. 이것이 신의 한 수라고 본다.”
―문재인 정부 어떻게 평가하나.
“가장 큰 실패는 부동산 정책이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시장을 정부가 주도적으로 조성할 수 있다는 환상에서 나온 거다. 수요를 억제한답시고 은행 대출을 못 받게 한다든지, 규제를 강화한 게 잘못이다. 서민들을 옥죄는 결과가 나왔다. 돈 있는 사람들은 은행 융자 없이 자기 돈으로 집을 사니까 부동산 시장이 더 악화했다. 대도시 인구를 늘리는 방향으로 가는 건 안 된다. 서울과 수도권에 주택을 공급하는 건 언 발에 오줌 누기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권 말기임에도 지지율이 40%대가 나오고 있다.
“불가사의한 일이다. 개인적으론 여론 조사의 부정확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사례로 본다. 실제 문재인 정부 지지율은 20%대 정도가 아닌가 생각한다. 여론조사 풀이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는 사람으로 채워져 있는 거 아니냐는 의문을 가진다. 또 전화를 적극적으로 받고 응하는 사람들은 ‘대깨문(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이라는 거다. 이들이 국민 전체의 의견을 왜곡하고 호도하고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 여론조사 때 여야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실제 차이는 18% 이상 엄청났다. 여론조사 자체에 오차가 있다.”
―최근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수감됐다.
“대통령이 전혀 관련 없다는 게 말이 안 된다. 드루킹을 두고 20대 국회에서 얼마나 투쟁을 했나. 영부인인 김정숙 여사도 2017년 민주당 경선 투표 당일 ‘경인선(드루킹이 주도한 조직) 가자’고 했다. 아내가 아는데 남편이 몰랐겠나. 그건 이상한 부부다. 드루킹, 김경수, 문재인, 김정숙 넷이 만나 회의를 한 거다. 안 봐도 비디오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지금 와서 문재인 사과를 요구하고 있는데, 그건 본인이 검찰에 있을 때 했어야 했다. 지금 그런 반응을 보이는 건 쇼다. 국민을 속이는 거다.”
―출마 선언에서 권력 분산형 대통령제 개헌을 주장했는데.
“현 대통령제는 70년 동안 국가발전 단계에 긍정적 역할을 했다. 하지만 역기능도 존재한다. 대통령들이 감방을 가는 것이 방증한다. 주변 측근들이 국정을 농단하는 문제가 있어 왔다. YS, DJ, MB의 아들이나 형이 그랬다. 이런 것들이 대통령 중심제가 가지는 폐해다. 대통령을 분권화하고 국회와 잘 협조해서 가야 한다. 그래서 4년 중임제를 하고 국회에서 특별 위원회를 구성해 총리를 뽑자는 것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어떻게 보시나.
“이준석 대표가 당선된 것 자체가 제도권 안에서 이뤄진 대한민국 정치사의 혁명이다. 과거 사람을 죽이거나 임금을 내쫓는 방식으로 혁명이 이뤄진 것과 대조된다. 분명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 기대를 많이 했지만 갈수록 실망 쪽으로 가는 상황이다. ‘나는 국대다’ 등 국민들에게 누구나 정치를 참여할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줬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하지만 제1야당 당 대표로선 너무 가볍고 즉흥적이다. 본인은 공정하게 한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아닐 때도 있는 것 같다. 최근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재난지원금 관련 합의한 것도 너무 경솔했고, 잘못했다. 평소의 생각을 깊은 생각 없이 말한 게 맞다.”
―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도부가 자리를 비운 사이 입당해 ‘이준석 패싱’ 논란이 있었다.
“윤석열 후보가 부적절한 행태를 보였다고 본다. 윤 후보가 가지고 있는 성격이 아닌가 걱정해본다. 지난번 이준석 대표와 치맥 환담을 했을 때도, 이미 뒤로는 당 요직에 있는 사람을 미리 유인해 직책도 줘놓고 그런 이벤트를 보였다. 진정성이 있나 의심된다. 평생 검사로 ‘갑질’만 해서 다른 사람을 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문제가 될 것이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두고 재직 중 대선을 준비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분이 가진 좋은 이미지가 있다. 선행도 많이 하고, 올바르고 공정하게 살려고 애쓰고, 부모님도 애국자다. 그것은 훌륭한 정치 자산이다. 하지만 왜 저렇게 서둘러 준비했는지 모르겠다. 대선을 준비하려면 5~6개월 정도는 준비해야 한다. 감사원장 자리는 엄정중립의 자리다. 일부 국민들이 의구심을 갖는 이유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 씨의 ‘쥴리’ 논란이 심화하고 있다. 대선 후보 검증 어디까지 해야 한다고 보나.
“무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본다. 과거부터 그래왔다. 자신 있으면 나오고 흠이 있으면 안 나오는 거다. 물론 윤석열 후보 본인의 관여 여부가 관건이다. 장모나 아내의 재산 형성에 관여한 게 없는가 살펴봐야 한다. 그건 공정성에 배반되는 거다. 영부인도 우리가 뽑는 거다. 영부인의 과거 또한 따져볼 필요가 있다.”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 얘기가 나온다.
“사면을 빨리 하면 할수록 좋다고 본다.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는 차라리 벌금을 크게 매긴 뒤 국가에 기여할 수 있게 하는 게 낫다. 이재용 부회장이 들어가 있으면서 국가적 손실이 엄청나다. 삼성은 국민 기업이다. 이재용 부회장을 무지막지하게 대하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 오너 없이는 신규 투자가 대단히 어렵다.”
―지지율이 오르지 않고 있다.
“내가 장남이고 우리 어머니가 사내자식은 어디 돌아다니면서 자기 자랑을 하는 게 아니라는 말을 듣고 자랐다. 말보단 행동으로 해야 한다고 배웠다. 그래서 일만 하고 홍보는 안 했다. 하지만 정치라는 게 홍보가 반이다. 정치를 시작하면서부터 잘했어야 하는데 그 부분이 부족했다. 솔직히 8강을 걱정하고 있다. 8강에 오르고 국민들과의 접점이 많아지면 당의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발언만 강하게 하는 선거꾼들이 아닌 시도지사를 지낸 사람이 우선권을 받아야 한다. 행정적으로 경험을 많이 했기 때문에 지금같이 어려운 시기에 잘 헤쳐나갈 수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춤이나 춰서 되겠나. 입신양명을 위해 부패하는 정치인들이 많다. 안상수는 그렇지 않다.“
―마지막으로 유권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국민들은 일자리와 주거 문제에 목말라 있다. 후보의 공약과 정책을 보겠다고 하면서도 이율배반적인 면도 있다. 사람만 보고 찍는 경향이 있다. 나의 얘기가 정답이다. 나 안상수의 얘기를 20분 정도만이라도 들어주면 좋겠다. 민주당이 정권이 잡으면 70% 국민이 굉장히 살기 어려울 거다. 안상수가 하면 80%가 잘 살 수 있다. 인천시장 8년과 과거 업적, 인간 됨됨이를 잘 살펴 봐주십사 한다.”
박현광 기자 mua12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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