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같은 소식에 야구계 외부에서는 적절치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야구계 관계자 A 씨는 “안 그래도 야구계 술판 사건 이후로 이미지가 최악인 시기에 뚜렷한 이유 없이 일반 국민들보다 먼저 백신을 맞으면 그 자체로 비난 받을 수 있다”면서 “건강한 20대 선수들이 50대보다 백신을 먼저 맞아야 하는 이유가 없어 자칫 ‘새치기’로 비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 지역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 A 씨는 이 같은 내용에 대해 ‘7월 한화 이글스 측이 대전시청에 요청을 했는데 대전시청 쪽에서 받아준 그림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내부에서는) 백신 접종 사실이 솔직히 알려지지 않았으면 하는 분위기”라면서 “야구계 술판 사건으로 야구계 전체가 움츠리고 있는 상황에서 알려져서 좋을 게 없다는 생각”이라고 귀띔했다.
반면 한화이글스 관계자는 “우리가 접종을 요구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우리는 자율 접종이란 게 있는지도 몰랐다”라며 “대전시청 측에서 대전 내 프로구단 접종해주겠다고 연락이 와서 접종하게 된 거다”라고 말했다.
대전시청 관계자는 “백신을 맞는 건 한화 이글스뿐만 아니라 지역 프로구단들 모두 백신 지자체 자율 접종 대상자로 선정했다. 한화 이글스, 대전 하나 시티즌, 대전 삼성화재 블루팡스, 대전 KGC 인삼공사 소속 선수와 코치 약 150명이 대상이다. 여기에 전국체전 출전 선수까지 대상자”라고 말했다.
하지만 질병관리청은 대상자 선정 지침에 참고해 자율 접종 대상자를 선별하라고 권고한 바 있는데 프로구단 선수들은 이 선정 기준과 동떨어진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지침에 따르면 의료기관이나 요양병원 신규입사자, 집단발생 지역의 고위험군(고령자, 기저질환 보유자, 임신 중인 사람), 필수공무 출장자 및 중요 경제활동을 위한 해외출국 예정자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부처 차원에서 확인이 어려운 구멍을 지자체가 메우라는 의미로 배정한 물량이 잘못된 곳에 사용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화 이글스 등 프로구단 선수, 코치진이 먼저 접종해야 할 이유가 있는지에 대해 묻자 대전시청 관계자는 “대전을 대표하는 선수들인 만큼 먼저 접종해주자는 의견이 들어온 게 있었다. 결국 자율 접종 대상자에 연고지에 있는 프로구단을 포함시키자는 결론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전시청 관계자는 “실력 향상을 위해서는 연습을 해야 하는데 백신을 접종받고 경기를 진행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해당 부서와 협의 후 진행하게 됐다. 그래서 프로구단에다 전국체전 출전자까지 포함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질병관리청 대상자 선정 지침처럼 고위험군 접종을 우선해야 하지 않냐는 질문에 대전시청 관계자는 “그렇게 볼 수는 있지만 다수의 선수들이 원정 경기를 진행하면서 외부와의 감염 우려도 있지 않겠나. 대전에서만 경기하는 게 아니라는 점도 감안했다”고 말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백신 물량이 충분하지 않다. 고위험군부터 빠르게 접종한다는 원칙이 중요하다. 나이가 많은 사람부터 접종하는 게 사회경제적 손실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30대 야구팬 강 아무개 씨는 “야구선수가 벼슬도 아닌데 그들만 백신을 먼저 맞는 건 불공정하다. 출장이 많은 사람이라고 해서 백신을 먼저 주는 것도 아니지 않나”라면서 “20~30대는 아무리 광클(빠른 접속)해도 백신 노쇼 물량 예약이 어려운 상황인데 이건 아니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