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구애’ 추 서울시장 후보론 솔솔…‘모두 까기’ 박 내부총질 비판 받아
추 전 장관은 친문(친문재인) 강경파 지지를 끌어낸 반면, ‘이재명 때리기’를 고수한 박 의원은 팬덤 형성에 실패하면서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정치 팬덤 유무가 양측의 엇갈린 운명을 만들었다”며 “포스트 대선 정국에 돌입하면, 양 주자의 운명은 더욱더 명확히 갈릴 것”이라고 밝혔다.
여권에 따르면 8월 중순 현재 추 전 장관과 박 의원을 공개 지지하는 현역 의원은 없다. 캠프별 분석 수치는 다르지만 대략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40명 안팎,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37명과 27명 안팎의 현역 의원을 확보했다. 김두관 의원은 신정훈 의원이 공개 지지함에 따라 ‘현역 0명 캠프’의 오명에서 벗어났다.
‘현역 0명’에 그친 추미애·박용진 캠프의 고민은 깊다. 당 경선에서 조직표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상 이상이다. 세몰이 없이는 지지도 제고를 꾀하는 데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들이 믿는 것은 ‘추미애·박용진 브랜드’다. 각각의 인물 구도를 앞세워 대선 정국을 정면 돌파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다. 추 전 장관이 8월 9일 “열린민주당과 합당이 필요하다”고 승부수를 띄운 것이나, 박 의원이 같은 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가석방 관련해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해야 하지 않느냐”고 한 것도 이슈 선점효과를 노리겠다는 전략적 포석이다.
이들은 두 이슈를 통해 여권 대세론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이슈 한복판으로 소환했다. 추 전 장 발언 직후 이 지사는 “시의적절하고 좋은 제안”이라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앞서 이들은 각종 이슈에서 공조 행보를 보이면서 ‘재·미(이재명·추미애) 연대’의 불씨를 이어갔다. 추 전 장관과는 달리, 박 의원은 이재용 가석방과 관련해 이 지사의 갈지자 행보를 비판했다.
여권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두 대선 주자의 전략이 비슷한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추 전 장관이 친문 구애를 위해 손을 뻗은 것과는 달리, 박 의원은 1위 주자 때리기를 통한 체급 키우기에 초점을 맞췄다. 다만 박 의원은 각종 이슈에서도 목소리를 키우면서 이른바 ‘모두 까기’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친문계 일각에선 박 의원을 두고 “내부 총질이 과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와는 달리, 추 전 장관의 경우 차기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당 입장에선 박용진 카드보다는 추미애 카드의 활용도가 크다는 뜻이다. 추 전 장관은 “마음으로 지지하는 현역 의원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비문(비문재인)계 한 관계자는 추미애 카드에 대해 “리스크가 커서 당 역시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윤지상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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