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률 높은 람다 변이 미국·유럽서 확산…활동량 많은 2030 백신 접종률 높이는 게 관건
김기남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18~49세 중 이미 잔여 백신, 얀센 백신 등으로 접종을 받은 사람들이 665만 명이다. 사전예약률에 이들을 포함하면 접종률이 70% 이상이라고 추정한다”며 “홍보를 강화해 9월 18일까지 예약을 받으면 예약률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록 생각보다 저조한 예약률이지만 9월까지 전국민의 70%인 3600만 명 이상이 1차 접종을 끝낸다는 정부 방역당국의 계획은 무난히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 8월 15일 기준으로 2238만 6973명이 1차 접종을 끝내 접종률은 43.6%이다. 8월 16일부터 50~54세 연령대 접종이 시작됐는데 대상자는 390만여 명으로 50대는 사전예약률이 84%나 되기 때문에 327만여 명이 접종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장년층 우선접종 대상자 299만여 명과 맞춤형 접종대상 30만 6000여 명, 기타 대입수험생 10만여 명, 고령층 미접종자 접종 186만 9000여 명 등에 대한 접종도 9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목표대로 순항한다면 18∼49세 접종률이 60%대 초반으로 낮게 형성되더라도 70%대 중반은 가능하며 18∼49세 백신 접종 대상자의 접종률이 70%를 넘게 된다면 전국민의 80%에 근접한 수치까지 접종률을 끌어 올릴 수도 있다.
문제는 전국민의 70% 이상이 코로나19 백신의 1차 접종을 9월까지 끝내더라도 연령별 차이가 두드러질 수 있다는 부분이다. 이미 8월 초에 60세 이상의 접종률은 90%를 넘었다. 고위험군인 고연령층의 접종률은 매우 높은 편이다. 반면 18∼49세 백신 접종 대상자의 사전예약률은 60%가량에 불과하다. 18∼49세 백신 접종 대상자는 20대, 30대, 40대로 구분되는데 지금까지의 흐름을 보면 연령층이 올라갈수록 접종률이 올라가는 편이다.
따라서 18∼49세 백신 접종 대상자의 사전예약률이 60%대 초반에 불과하다는 의미는 20대의 사전예약률은 60%에 훨씬 미치지 못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자칫 9월까지 전국민의 70% 이상이 코로나 백신을 접종했지만 20대 백신 접종자는 50%에 미치지 못할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다.
20대가 백신 접종을 꺼리는 결정적인 이유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다. 20대는 코로나19에 감염돼도 크게 위험하지 않지만 백신 부작용은 더 크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까닭에 코로나19 감염보다 백신 부작용을 더 우려하는 20대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이런 현상은 30대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실제로 젊은 층에서는 코로나19 치명률이 매우 낮게 나타나고 있다. 8월 16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이 발표한 수치에 따르면 치명률은 40대 0.06%, 30대 0.03%, 20대 0.01%, 그리고 10대는 0%다. 독감 치명률이 0.05~0.1% 수준임을 감안하면 20~30대 입장에서는 코로나19가 독감보다 치명률이 더 낮은 질병이다.
그렇지만 20~30대의 백신 접종률이 낮아질 경우 대한민국의 방역이 최악의 시나리오에 봉착할 수 있다. 아무래도 사회적 활동량이 가장 많은 20~30대에서 백신 접종률이 낮으면 코로나19 전파 가능성도 함께 올라간다. 게다가 최근에는 전파력이 높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백신 미접종 20~30대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더욱 두드러질 수 있다.
여기에 람다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세도 거세다. 아직 국내에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남미에서 시작돼 유럽과 미국으로 확산된 람다 변이 바이러스는 인도와 방글라데시 등 아시아 지역을 거쳐 최근 일본과 필리핀에서도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8월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7월 기준 세계보건기구(WHO)에 전 세계 31개국에서 확인된 람다 변이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8월 들어 람다 변이 바이러스의 기세가 더욱 매서워져 40개국에서 4600여 명이 확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람다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명확한 연구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만 놓고 보면 람다 변이는 델타 변이보다 확산 속도는 낮지만 더 위험하다고 알려져 있다. 게다가 백신 효과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페루의 경우 람다 변이 바이러스의 치명률이 10%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와 람다 변이 바이러스의 협공이다. 특히 20~30대의 낮은 백신 접종률이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젊은 층에서는 전파력이 높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백신 접종률이 높은 50대 이상 연령층에서 백신 효과를 크게 떨어뜨릴 수 있는 람다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할 경우, 집단면역 형성으로 한숨 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던 10월 이후 더욱 심각한 방역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게다가 람다 변이 바이러스는 치명률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백신 접종률이 낮은 젊은 층에서 람다 변이 바이러스가 크게 유행할 경우 0.01~0.06%에 불과한 20~40대 치명률도 급상승할 수도 있다.
다행히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긴 어려워 보인다. 거듭된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우세종이 바뀔 수는 있지만 동시에 여러 개의 변이 바이러스가 협공을 취할 가능성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올해 초 가장 우려됐던 변이 바이러스는 베타 변이 바이러스였다. 과학잡지 ‘네이처’에 베타 변이 바이러스가 위중증률과 치사율이 매우 높은 가장 위험한 변종이라고 게재됐을 정도다. 그렇지만 베타 변이는 델타 변이가 우세종이 되면서 다행히 7월 이후 거의 검출되지 않고 있다.
과연 람다 변이 바이러스가 델타 변이 바이러스를 밀어내고 우세종이 될지, 아니면 또 다른 강력한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할지 등 전세계의 동향을 주도면밀하게 관찰하고 대책을 세워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WHO는 알파, 베타, 감마, 델타 변이는 ‘우려 변이’, 람다 변이는 ‘관심 변이’로 지정해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우선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서는 우세종이고 당장은 여기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그만큼 사전예약률이 낮은 18∼49세를 대상으로 홍보 역량을 강화해 접종률을 높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동선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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