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영은 책을 들고 나타난 전도연을 보고도 애써 침착한 척 아무렇지 않게 행동했다.
"선처해달라고 온거 아니니?"라는 말에 전도연은 "선처요?"라며 어이없는 웃음만 지었다.
박지영은 "그럼 네가 여길 왜 왔겠어. 빌러 온 거 아니면 가봐. 나 너랑 이럴 시간 없어"라고 냉정하게 대했다.
전도연은 "왜요? 안 가면 옛날처럼 한 대 치시게요"라고 과거 얘기를 꺼냈다.
이에 박지영은 "지나야 5분만 쉬었다 할게"라며 이세나(지나)를 불렀다.
전도연은 그들을 보며 "다들 잘 있지. 한 번 놀러 간다 하면서 못 가게 되네. 먹고 사는게 바빠서"라고 말했다.
이세나는 "선배 저희 행사 시간이"라며 난감해했다.
이에 전도연은 "책 잘 읽었어요. 한 글자도 안 고치고 원판 그대로더라구요. 구차하게 편지쓰게 하지마시고 약속 지키세요"라며 자리를 떠나싿.
박지영은 "와줘서 고마워"라며 인사했다.
이어 전도연은 제 기대와는 달리 아주 잘 지내고 계시더군요. 하지만 선생님, 이 얘기가 세상에 알려질 때 우리 둘 중에 누구에게 더 불리할까요.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못 하고 왔네요. 고소는 선생님만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나는 지금 못할게 없습니다. 나는 아무 것도 잃을게 없으니까"라고 또 편지를 썼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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