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몰누피라비르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복제 능력을 방해해 병의 진행을 막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로 타미플루처럼 질병 초기에 투여할 수 있다. 머크 사는 몰누피라비르 임상시험에서 참가자들에게 약물 관련 부작용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약물 관련 사망도 없었다고 밝혔다. 3상 시험은 환자들에게 5일 동안 하루에 두 번 800mg의 몰누피라비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 중이다. 임상 3상 결과는 10월 즈음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보건복지부는 전 세계적으로 총 1850명의 환자를 등록할 계획인 임상시험의 데이터가 올가을에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머크 사는 임상 3상이 성공할 경우 몰누피라비르의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올해 말까지 1000만 개 이상의 치료제를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가격이다. 미국 정부의 계약 내용을 보면 170만 개의 실험적 코로나19 치료 과정에 12억 달러를 지불했으니 단순히 계산해 보면 개당 706달러 수준이다. 83만 원가량이나 된다.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실험적 코로나19 치료제임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고가다.
한국의 계약 내용도 비슷한 수준이다. 질병관리청은 올해 추경 예산에 1만 8000명분(168억 원), 내년 예산안에 2만 명분(194억 원)을 경구용 치료제 구매비용으로 반영했다. 추경 예산으로 계산하면 1명분이 약 93만 원, 내년 예산으로는 약 97만 원이다. 모두 합해 362억 원으로 3만 8000명분을 구매한다고 계산하면 1명분이 약 95만 원 수준이다.
미국 정부의 몰누피라비르 계약 조건이 1명분에 83만 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조금 더 비싼데 이는 머크 사의 몰누피라비르뿐 아니라 스위스 로슈, 미국 화이자 등 임상 3상에 들어간 다른 글로벌 제약사와의 계약까지 포함한 금액인 데다 예산 수립 과정에서 실제 계약 예상 금액보다 조금 여유 있게 자금을 확보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몰누피라비르만 놓고 보면 미국 정부의 계약 내용처럼 1명분이 700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험이 적용돼 몇천 원 정도면 구입이 가능한 타미플루 경구용 치료제와는 비교도 안 되는 고가다. 타미플루는 수액으로 맞으면 가격이 비싸지만 그래도 10만 원을 넘지 않는다. 반면 몰누피라비르를 비롯한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는 80만~90만 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여 상당한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현재 코로나19 감염자에 대한 치료비는 모두 국가가 부담하고 있다. 입원비 등까지 따지면 그 비용보다는 80만~90만 원의 치료제가 더 저렴하다는 의미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9월 13일 백브리핑에서 “코로나 치료는 전액 국가가 지원한다. 건강보험과 국가 예산을 통해 전체 치료 과정을 국가가 부담하고 있어서 실제적인 국민의 비용 부담은 없다”며 “치료제가 도입되더라도 이 원칙이 동일하게 적용될 예정이라 국민 자부담이 없는 체계로 운영된다”고 밝혔다.
결국 현재 시스템에서 경구용 치료제가 도입되면 병원에 입원하거나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하는 대신 일부 감염자에게 경구용 치료제를 투약하는 방식으로 치료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경구용 치료제의 효과가 좋고 치료제 확보가 원활해지면 대부분의 감염 환자가 입원이나 입소 대신 집에서 경구용 치료제를 사용하게 될 수도 있다.
다만 '위드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경구용 치료제의 너무 높은 가격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신종플루 팬데믹이 끝난 뒤 A형 독감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백신을 투약하고 감염돼도 병원에 가서 타미플루 처방전을 받아 집에서 저가에 구입할 수 있다. 코로나19가 이런 방식이 되기에는 치료제 가격이 너무 높다. 그렇지만 몰누피라비르를 비롯한 글로벌 제약사들의 경구용 치료제들이 대거 사용승인을 받고 치료 효과가 입증돼 대량 생산이 이뤄지면 타미플루처럼 가격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 즈음 진정한 위드 코로나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김은 프리랜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