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기업 10곳 중 7곳 ‘ESG’에 대한 관심 낮고, 관련 계획 수립 의사도 없어
부산상공회의소(회장 장인화)는 지역의 상장사와 매출액 1000억 이상 주요기업 2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부산기업 ESG 경영 현황 및 인식 조사’ 결과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말로, 재무적 성과만으로 기업을 평가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 가치와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ESG와 같은 비재무적 요소를 접목해 기업 가치와 투자를 결정하는 트랜드가 확산하고 있다.
부산상의 조사에 따르면, 부산지역 조사기업 10곳 중 7곳 정도는 ‘ESG 경영’에 별다른 관심이 없거나 관심 자체가 낮았다. 향후 ‘ESG 경영’ 수립 계획에 대해서도 조사기업 65%가 계획이 없다고 응답한 반면,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23%였다. 이미 수립한 기업은 12%에 불과했다. ‘ESG 경영’에 대한 지역기업의 현실 체감도가 떨어진다는 의미로 읽힌다.
실제 ‘ESG 경영’에 대한 전략 수립 계획이 없다고 응답한 업체를 대상으로 그 이유를 물은 결과, ‘중소기업에는 시기상조’라고 응답한 기업이 31.8%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강제성이 없고 현재로서는 큰 불이익이 없다’가 27.1%, ‘투자대비 수익이 명확치 않다’가 23.5%였다. 일시적인 경영 트랜드로 그칠 것으로 보는 기업도 17.6%나 됐다.
조사 대상 기업이 대체로 지역 상장사나 매출 규모가 1000억 이상인 기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ESG 경영’에 대한 전반적 인식이 이처럼 낮은 데는 아직까지는 이들 기업 대다수가 ‘ESG 경영’에 대한 공시 의무가 없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25년부터 자산 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에 대해 ESG 공시 의무화가 도입되며, 2030년부터 모든 코스피 상장사로 확대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런 공시의무와 관계없이 원청업체로부터 ESG에 대한 도입 요구가 강제될 수 있어, 이에 대한 기업 차원의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최근 평가한 자료에 따르면 부산에서 ESG 평가 등급을 받은 기업 40개사 중 B+ 이상 양호 등급을 받은 기업은 BNK금융지주, 화승코퍼레이션, 화승엔터프라이즈, 동일고무벨트, SNT모티브, 세방, 인터지스 등 7곳에 그쳤다. 이 가운데 BNK금융지주만 최우수 등급인 A+를 받았다.
나머지 33개사 중 13곳은 B등급이었고, 20개사는 C 이하의 취약등급을 받았다. 평가등급을 받은 40곳 중 절반인 20개사가 취약등급인 셈이다.
‘ESG 경영’에 대한 기업의 이런 미진한 대응에도 불구하고, 지역 상장사들은 ESG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높았다. 조사 대상 기업 중 상장사는 41.8%가 ESG에 관심이 높다고 응답한 반면, 비상장사는 이보다 훨씬 낮은 26.3%였다. 상장사의 관심이 높은 것은 ESG와 같은 각종 비재무적 요소에 대한 경영공시 의무가 최근 확대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ESG 경영’에 대한 전략을 마련했거나 계획 중인 기업들의 37.1%는 ESG 경영전략 수립을 위한 전담조직을 갖추고 있었고, 25.7%는 필요시 TF 형태로 운영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관련 조직이 없는 곳도 37.1%나 됐다.
지역 기업은 ESG 중에서도 환경부문에 가장 관심이 높았다. 조사기업의 71%가 환경을 관심 분야로 꼽았으며, 사회부문은 27.0%, 지배구조부문은 2.0%로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환경분야에 대한 관심이 압도적으로 높은 데는 기후변화와 탄소중립 등 전 세계적으로 환경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주력 수출기업들은 이에 대한 대응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역 기업이 ‘ESG 경영’을 추진하는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조사 기업의 87%가 지적한 ESG에 대한 정보부족과 비용부담이었다. 그 외 ‘평가기관마다 상이한 지표’(9.0%), ‘원청기업으로 부터의 ESG도입 강요’(4.0%) 순으로 나타났다.
부산상의 기업동향분석센터는 “최근 블랙록, JP모건 등 글로벌 투자기관들이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를 투자의 척도로 활용하는 비중이 점차 늘고 있다”면서 “탄소국경세 등 ESG와 관련한 글로벌 수출규제도 강화되는 추세를 감안하면, 지역 기업들도 대비의 필요성이 높아진 만큼 개별기업 차원이 아니라 정부가 나서서 중소기업에 대한 ESG 컨설팅 지원사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용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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