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A 씨는 2002년부터 4~5개의 인터넷 카페를 개설해 ‘십자가의 죽음은 하나님의 뜻이다’ 등의 글을 1000여 건 이상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기자는 A 씨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수도권에서 목회를 하다가 6년 전 귀농한 A 씨는 토봉작업을 하며 생활하고 있다. 당시 상황에 대해 A 씨는 “토봉장소를 물색하러 온 외부인들과 함께 현장을 찾았다가 우연히 사체를 발견하게 됐다. 마네킹인 줄 알고 다가갔는데 사체인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순간 사체 주변에 ‘살인범’이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거기 누구없어요’라고 소리치며 벌벌 떨었다”고 전했다.
A 씨는 자신과 이번 사건을 연관짓는 것에 불편한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2008년 내가 운영하는 카페에 가입한 김 씨가 2~3년 전 신앙상담 차 찾아왔다. 잘 웃고 무척 명랑한 사람이었다. 예수의 죽음과 부활, 죄, 십자가와 관련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는데 나와는 다른 신앙관을 갖고 있는 사람이었다. 계속 얘기를 하면 충돌이 생길 것 같아서 이후에는 일상적인 얘기들만 나눴다. 이후로는 일절 만난 적도 통화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길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라는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는 A 씨는 이 사건을 김 씨의 자살로 확신하는 모습이었다. 실제로 A 씨는 2년 만에 찾은 폐광산에서 시신을 목격하게 된 경위 및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자신의 카페 게시판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리기도 했다. ‘아 그대는 왜 이러한 모습인가. 다 부패하고 타락한 이 세상의 모든 죄를 다시 한 번 짊어지고 싶었는가. 2000년 전 그리스도였던 예수 죽음의 고통을 몸소 체험해보고 싶었는가. 그대가 자신의 몸을 스스로 십자가에 매달아야 할 만큼의 그 신앙심은 어느 것이며 무엇인가.’
이수향 기자 lsh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