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 세끼 집 밥은 내가 한다' 아내와 자리를 바꿔서 매일 부엌으로 출근하는 남자들의 특별한 밥상 이야기를 전한다.
김철호 씨(62)와 아들 김기현 씨(31)는 2년 전 아주 특별한 귀농을 감행했다. 시골에 가서 농사를 지어보자는 아들의 제안에 김철호 씨가 흔쾌히 손을 들어준 것. 영어 교사였던 아버지는 은퇴 후에 할 일이 생겨서 좋고 도시농업 관리사였던 아들은 자신의 관심 분야를 살릴 수 있어서 부자의 귀농은 탄탄대로 걱정이 없으리라 예상했다.
그러나 농사는 두 번째 문제요. 두 남자에게는 정작 삼시 세끼가 커다란 숙제로 다가왔다. 아내는 현직에 있어서 함께 귀농 할 수 없는 상황. 두 남자는 지난 2년간 어떻게 밥상을 차리고 삼시 세끼를 차려왔을까.
당장 먹을 밥을 차리다 보니 아내의 노고를 새삼 느끼게 된다는 김철호 씨와 아들 김기현 씨의 좌충우돌 요리 도전기를 따라가 본다.
요즘 서해는 꽃게가 제철이다. 아들 기현 씨가 이웃 형님의 배를 타고 직접 바다까지 나가 공수해 온 꽃게로 꽃게콩나물찜에 도전한다. 이맘때는 암게보다 수게가 맛이 좋다.
9월 11월 초까지 산란을 끝낸 암게는 살이 빠지고 반대로 수게는 먹이를 잡느라 죄다 몰려나와서 탈피를 하고 살을 채워 몸을 불리는데, 이맘때가 어부들에게 금어기 내내 기다려온 대목이다.
김제평야가 바다로 내달리면서 지평선이 서해와 만나는 곳 심포항은 예로부터 백합으로도 유명했다. 지금은 새만금 방조제가 생기면서 옛 이야기가 되어버렸지만 옛날에는 김제에 올 때마다 그 맛을 즐겼다는 백합탕도 끓여본다.
아내의 손맛을 기억하며 훈제오리냉채도 준비한다. 훈제오리와 각종 채소를 볶은 후에 적당히 식었을 때 양념을 더 해 먹는 이 댁만의 훈제오리냉채는 위장이 약한 철호 씨 아내가 즐겨 준비하던 요리다. 막상 차려보니 두 사람 밥상도 큰일이라는 철호 씨와 기현 씨! 시골에 와서 흙의 고마움도 새삼 알게 됐다는 두 남자의 밥상을 만나본다.
한편 이날 방송에는 전남 함평의 앞치마를 두른 형제, 광주광역시 교장 선생님의 맛있는 부엌 이야기, 전남 곡성 사랑꾼 남편이 차리는 아내를 향한 한상 등이 소개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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