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씨 말에 따르면 박 씨는 강도 상해 등의 죄를 짓고 2000년대 중반부터 2009년까지 감옥에 수감됐다. 박 씨의 나이를 감안하면 처음 수감될 당시 10대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박 씨는 약 3년 뒤인 2012년에도 폭행, 협박 등의 죄를 짓고 또다시 약 3년간 수감됐다고 한다. 박 씨의 수감생활은 2015년 석방된 뒤 약 1년 뒤에 또다시 시작된다.
이처럼 박 씨의 석방과 수감생활은 반복됐다. 박 씨는 2016년 공무집행 방해, 공동상해 등의 혐의로 약 1년 6개월간 수감됐다. 박 씨는 2017년 연말에서야 석방됐다. 박 씨는 2019년 특수협박, 마약 등 혐의가 인정되면서 현재까지 수감 중이다.
그런데 2019년부터 수감 중인 박 씨에게 이상할 정도로 흔치 않은 전력이 있다고 한다. 바로 2번의 형집행정지다. 현직 교도관 B 씨에 따르면 박 씨는 몸이 아프다는 이유로 2020년 3월경 약 15일 형집행정지를 받았다고 한다.
재소자가 형집행정지를 받는 건 정말 어렵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한 서초동 변호사는 “형집행정지는 6만 명 재소자 중에서도 1%나 될까 싶을 정도로 보기 어렵다. 심사도 엄격해서 마약 사범이면 애초에 통과되기 힘들다. 더군다나 젊은 사람이 몸이 아프다고 받아들여지기는 굉장히 어렵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디스크 통증을 사유로 형집행정지를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정도”라면서 “부모나 직계 가족이 죽어도 이틀밖에 안 줄 정도로 빡빡하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때 박 씨는 형집행정지 기간이 끝난 뒤 복귀하지 않았다. 미복귀라는 대형 사고를 친 박 씨는 복귀 기간을 한두 달 넘겨서야 수사기관에 체포됐다고 한다. 마약사범이었던 박 씨는 미복귀 후 사회에서 마약 투약을 했다는 사실도 밝혀져 형량이 더 늘어나게 됐다.
그런데 미복귀 후 마약 투약까지 했던 박 씨는 또다시 형집행정지를 받는다. 법조계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는 대목이다. 박 씨는 2021년 8월경 형집행정지를 또 다시 받아 사회에 나오게 됐다. 박 씨는 두 번째 형집행정지에도 주어진 날짜에 미복귀 했다. 박 씨는 결국 몇 주가 지난 뒤에야 복귀했다. 교도관 B 씨는 “미복귀 후 도망 다니면서 마약까지 한 사람에게 어떤 검사가 형집행정지를 또 주겠냐. 그런데 박 씨는 또 받아서 나간 것”이라며 놀라워했다.
이상한 형집행정지가 아니더라도 박 씨는 수감 중인 구치소나 교도소에서도 유명 인사로 알려져 있었다. 박 씨와 같이 수감돼 있었던 C 씨는 “박 씨는 말썽을 많이 부리고 방 안에서도 갈등과 다툼이 많았다고 알려진 유명 인사였다. 심지어 여러 교도관을 때리기도 해 공무집행방해죄가 추가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인일보 보도에 드러난 박 씨 1심 판결문에 따르면, 박 씨는 돈을 준 재소자 이름으로 서울북부지검에 경찰관 뇌물과 성 접대 사건을 제보하는 사건 제보서를 작성해 보낸 사실이 공판 과정에 드러났다고 한다. 구형에 선처를 받고자 하는 재소자들의 이 같은 행위를 소위 ‘구형 작업’이라고 칭한다. 박 씨는 구형 작업이 된다고 허위로 속였고, 이 일로 변호사법 위반 혐의까지 재판을 통해 유죄로 확정됐다.
박 씨는 구치소 안에서 소위 ‘코걸이’로 통하기도 했다. 코걸이는 교도관들에게 이런저런 혐의를 씌워 권익위 등에 제보하거나 정보공개청구 등을 통해 부담을 가중하는 사람을 칭한다. 교도관 B 씨는 “정당한 제보는 당연한 권리지만 교도관을 여럿 때려 공무집행방해 혐의까지 추가된 사람이 그런 일을 하니 교도관들이 박 씨를 매우 싫어했다”고 귀띔했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 씨는 협박 및 허위 공적 작업 등을 했던 인물이다. 박 씨는 마약사범으로 형을 살게 되었으면서도 형집행정지 때 다시 마약을 찾는 사람이다. 과연 그를 신뢰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형집행정지 기간 마약을 했던 사람이 어떻게 또다시 형집행정지를 받고 이 시기에 복귀했는지 의문이다. 박 씨 발언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은 당연하고, 기획 사주 의혹이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또한 2차례 신기한 형집행정지에 대한 조사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