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정신 아니었다. 시골 가서 살 것” 눈물로 호소
28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1-1부(성지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황 씨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 등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검찰이 1심과 같이 징역 2년 6개월을 구형했다.
황 씨는 앞서 2015년 5월부터 9월 서울 강남 등지에서 필로폰을 여러 차례 투약하고 지인에게 건넨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이후 2019년 7월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220만 560원, 보호관찰 및 약물치료 등을 선고받고 석방된 뒤 항소했지만 같은 해 11월 진행된 항소심 재판에서 항소가 기각되고 형이 확정됐다.
그런데 황 씨는 집행유예 기간이었던 2020년 8월부터 필로폰을 수차례 투약한 혐의와 같은 해 11월 지인의 자택에서 500만 원 상당의 명품 의류를 훔친 혐의로 또 다시 기소됐다.
이날 열린 공판에서 검찰은 황 씨와 함께 마약을 투약한 지인이 촬영한 영상과 진술을 종합해 마약 투약 혐의를 유죄로 볼 수 있는 점을 강조했다. 또 보호관찰소 약물검사의 정확성이 떨어진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황 씨가 또다시 법대에 서지 않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황 씨에 재범 우려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앞으로 마약을 끊겠다고 굳게 다짐했다”며 “피고인이 나이는 조금 먹었지만 아직 어린 티가 있다. 세상 물정을 잘 모르고 착하기만 하다”면서 벌금형을 구형해달라고 호소했다.
절도 혐의에 대해서는 “평소 피해자와 옷과 신발을 공유했던 사이”라는 점도 설명했다. 황 씨는 “피해자도 내 옷을 자주 입었다. 그래서 별 생각 없이 피해자 집에서 신발을 신고 외투를 입고 나왔다”고 진술했다.
황 씨는 최후진술에서 “솔직히 작년만 해도 제가 마약중독인 것을 인정하지 않았고, ‘언제든지 안 하고 싶으면 안 한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보면서 “저는 이미 언론에 마약으로 도배됐고, 그로 인해 판매자들이 접근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3~4년간 수면제나 마약 때문에 제정신이 아니었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제가 너무 하찮게 다뤘고 죽음도 쉽게 생각하며 저를 막대했다”며 “휴대전화도 없애고 시골로 내려가 열심히 살고 제가 할 수 있는 성취감 느끼는 일을 찾아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밝혔다.
황 씨의 항소심 선고 공판은 11월 15일 오후 2시 20분에 열린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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