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정작 검찰은 코로나19에 발목이 잡혔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에 합류한 경제범죄형사부 소속 직원 6명이 5~6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고, 부장검사까지 여기에 포함됐다. 자연스레 주요 사건관계인 조사가 지연되고 있다.

법조계가 지적하는 점은 대응 태도다. 밀접 접촉자들까지 대거 출근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태훈 차장검사는 밀접 접촉자가 아님에도 연가를 썼다. 11월 8일부터 11일까지 격리를 위한 연가를 선택했는데 중앙지검 측은 “검찰청 차원에서의 권고”라는 입장이지만, 검찰 안팎에서는 “수사할 의지가 없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오수 검찰총장도 자리를 비웠다. 김 총장은 11월 10일 오전 출근했다가 “이가 흔들려 발치를 해야 한다”며 12일까지 병가를 냈다.
특수 수사 경험이 많은 검사는 “시간과의 싸움을 해야 하는 특수수사의 경우 소속 검사들 모두가 ‘별을 보고 출근해서, 뜨는 해를 보고 퇴근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매달려서 해야 하는데, 이를 지휘하는 부장과 차장급이 부재하면 어떻게 수사가 가능하겠느냐”며 “부장과 차장 모두 부재하고 거기에 총장까지 없다면, 보고 및 결정이 이뤄질 수 있는 게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지적했다.

그 기준을 적용했을 때 가능한 수사 데드라인은 11월 29일인데, 이제 보름 정도 남았다. 문제는 그때까지 수사를 해야 할 사안들이 많다. 우선 김만배 씨와 남욱 변호사 등 화천대유 관련 핵심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 김만배 씨와 남욱 변호사 등을 구속하는 데 성공하긴 했지만, 11월 22일까지 기소를 해야 한다. 형사소송법상 피의자가 구속 기간이 만료된 뒤 기소되면 같은 죄에 대해서 조사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배임 혐의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기준을 정리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검찰은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배임 혐의에 대해 ‘650여억 원+α’라는 부정확한 금액을 제시했다. 검찰 수사에 협조한 덕에 아직 참고인 신분인 정영학 회계사와 영장이 기각된 정민용 변호사, 이미 기소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5명의 진술이 조금씩 달라 하나의 사실 관계를 정립해 기소를 해야 하기 때문에 수사해야 할 사안들이 적지 않다.
특히 김만배 씨는 11월 3일 구속영장 실질심사 때 출석하면서 만난 취재진에게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은) 최선의 행정을 하신 것”이라며 “저희는 그 분의 행정지침이나 시가 내놓은 정책에 따라서 공모를 진행한 것”이라고 배임 혐의에 대해 ‘이재명 시장이 최종 결정권자였다’는 맥락으로 말했다.

검사장 출신의 변호사는 “시 행정 가이드라인을 따랐다고 하는 것은 부정한 청탁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려 한 의도겠지만, ‘성남도시개발공사 등에 끼친 손해 역시 부정한 청탁이 아니라 시의 판단이었다’고 하면서 이재명 후보를 설계자로 지목한 셈”이라며 “적극적으로 수사를 하려는 검찰 수사팀이라면 ‘배임 혐의에 대해 수사를 할 수밖에 없다고 볼 발언’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 역시 이런 비판 어린 시선을 알고 있다. 수사팀은 “이재명 대선 후보에 대한 배임 혐의를 적용하지 않을 것처럼 보도됐는데 이와 관련해 수사팀은 어떤 결론을 내린 바 없다. 앞으로도 결론을 예단하지 않고 증거를 바탕으로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다시 시간이다. 검찰이 이재명 후보에 대해 수사를 할 의지가 있다면 정진상 선대위 비서실 부실장에 대한 수사도 거쳐야 한다. 특히 유동규 전 본부장과 압수수색 직전 통화를 나눈 사실이 알려진 상황에서 실제 보고가 이뤄졌는지 여부를 확인하려면 압수수색 등 강제 수사가 더 필요하다. 하지만 이를 모두 일사천리로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최소 일주일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다. 특히 소환일정 조율만 놓고도 3~4일은 필요하기 때문에 검찰 수사팀이 ‘이재명 후보를 대선 전에는 수사하지 않을 것’이라는 비판적인 시선이 나오는 대목이다.
익명의 검찰 관계자는 “12월이 되면 본격적으로 대선 정국에 들어가기 때문에 검찰 소환 등을 아예 할 수가 없는 상황인데, 가장 중요한 11월 초·중순이 이렇게 수사를 진행한다는 것은 ‘선거 이후 수사 결과를 보고 하겠다’고 외치는 것과 같다”며 “시간을 아끼려면 수사팀을 확대하면 된다. 이번주 코로나19로 수사가 지연된 게 있다면 비어있던 공백을 메울 수 있도록 두 달 정도만 검사 4~5명, 수사관 4~5명을 충원하면 된다. 검찰이 수사팀을 얼마나 충원하는지를 보면, 현재 검찰 수뇌부가 이번 사건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환한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