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율은 여전히 견고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6월 20일~24일 리얼미터의 조사에서 박 전 대표는 지지율 32.7%로 1위를 기록했고, 11.4%로 2위를 기록한 손학규 대표와는 여전히 큰 격차를 보였다.
하지만 정치권 전문가들과 여론조사 전문가들 사이에선 최근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이 언제까지 부동의 위치를 고수할 것인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한나라당 전대 이후 하반기부터 박 전 대표가 본격적으로 대선 행보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면서, 이것이 박 전 대표의 지지율 고공행진에 득이 될지 실이 될지에 대한 견해도 엇갈리는 상황. 대체로 1위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나 현재의 30%대 지지율이 이어질 것인가에 대해선 물음표를 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한 정치컨설턴트는 “박 전 대표가 대선행보에 나서게 되면 이에 대한 견제도 본격화될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화해무드가 조성된 박 전 대표가 이 대통령의 지원을 받으며 힘을 얻을 것이지만, (상대적 약세인) 친이 대권주자들끼리 힘을 합치게 될 가능성도 크다. 이 과정에서 박 전 대표에 대한 흠집 내기도 시작될 것이며 대세론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4·27 재보선 이후 박 전 대표의 지지율 흐름에서 눈여겨볼 대목이 있다고 지적한다. 재보선 이전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호남권에서도 꽤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지역색을 완화시키는 조짐을 보인 바 있었다. 그러나 재보선 이후 야권주자들이 차츰 부상하며 호남권 지지율이 빠지고 있는 양상이라는 것.
실제로 지난 4월 조사(4월 18일~22일 리얼미터)에서 박 전 대표는 광주·전남 20.6%, 전북 20.1%의 지지율로 손학규 대표(각각 16.6%, 12.5%)에 비해 5%p 이상의 높은 수치를 기록한 바 있으나, 이후 차츰 호남권 지지율이 낮아지며 최근 조사(6월 20일~24일 리얼미터)에선 광주·전남 13.1%, 전북 14.1%로 손학규 대표(각각 27.8%, 25.1%)의 절반 정도 수치로 지지율이 내려앉았다. 반면 한나라당의 텃밭 지역인 영남권에서는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큰 폭으로 상승하며 전체 지지율을 ‘유지’시키는 힘으로 작용했다.
이에 대해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향후 야권주자들의 각축전이 벌어지면 ‘대안’이 없어 박 전 대표를 지지했던 야권 성향 표심이 더 빠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표의 고정 지지층인 영남권 지지율의 결집이 이를 뒷받침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권 내의 대권 경쟁 역시 치열해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변화무쌍 20대 표심, 야권주자들 긴장
표심을 예측하기 힘든 20~30대 젊은 층의 지지율이 차기 대선에서도 주요 변수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진보성향이 강하다고 분석되는 20~30대층 표심은 특히 야권 잠룡들에게 주요 관심 사안이다. 그런데 4·27 재보선을 기점으로 20~30대 지지율도 변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야권주자 중 20~30대층의 지지율이 흔들린 주자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다. 특히 손 대표는 30대 층에서, 유시민 대표는 20대 층에서 지지율 하락세가 나타났다.
손 대표의 30대 지지율을 살펴보면, 재보선 직후인 지난 5월 2일~6일 리얼미터 조사에서 17.1%를 기록했으나, 이후 12.2%(5월 9일~13일)→10.0%(5월 23일~27일)→8.2%(6월 20일~24일)로 나타났다. 반면 유시민 대표의 경우 같은 기간 20대의 지지율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30.2%(5월 2~6일)→18.7%(5월 9일~13일)→12.7%(5월 16일~20일)로 거의 3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조사(6월 20일~24일)에서는 다소 반등된 16.9%를 기록했다. 그러나 재보선 시점 즈음에 비해 지지율이 절반 가까이 떨어진 셈이다.
그런데 두 주자의 20~30대 층의 지지율 하락에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부상’이 맞물려 있다. 같은 기간 문 이사장은 지지율이 크게 상승해 지지율 4위권에 오르는 무서운 잠재력을 보인 것. 지난 6월 20일~24일 리얼미터 조사에서 문 이사장은 20대에서는 2.5%, 30대에서 10.2%의 지지율을 기록했는데, 30대의 경우 손학규 대표(8.2%)에 비해서도 높은 수치다. 20대층에서도 유시민 대표의 20대 지지율이 특히 낮았던 5월 23일~27일 조사에서 6.1%를 기록한 바 있어 문 이사장의 지지율 상승이 양 주자에게 모두 타격을 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진보성향 유권자들이 손학규, 유시민 대표에게 향하던 표심을 새로운 주자인 문재인 이사장에게 가능성을 열고 있는 양상이다. 만약 문 이사장이 정치행보에 적극 나선다면 젊은 층의 표심은 더 크게 흔들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성아 기자 lilychic@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