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이 국가에서 지정해 관리하고 있는 법정감염병인 탓에 걱정이 많았던 A 씨는 코로나19로 마스크 착용을 잘 하고 손 씻기 등 개인방역에 신경을 썼던 덕분에 주변 사람들에게 전염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안심할 수 있었다.
세계적인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일상생활을 비롯해 여러 분야에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이는 감염병 발생에도 해당되어 마스크 착용과 개인 방역수칙 준수로 인해 겨울이면 유행하던 독감이나 감기 등 호흡기 감염질환 발생이 저하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러나 지난 겨울 시즌에 비해 올해는 코로나와 독감 등 호흡기 질환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고 두 질병에 동시에 감염되는 ‘플루로나’(flurona)라는 용어까지 생겨나는 등 등 겨울철 호흡기 관련 건강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히 겨울 특성상 체력이나 면역력이 저하되기 쉽고 하루 종일 창문을 닫은 채 환기를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에 독감이나 결핵 등 호흡기 질환의 공기를 통한 감염 위험이 높은 편이다.
결핵이란 결핵균(Mycobacterium Tuberculosis)에 의한 만성 감염병으로 공기 매개로 전파된다. 전염성이 있는 환자가 말을 하거나 기침, 재채기 등으로 결핵균이 포함된 미세한 침방울이 공기 중으로 나오게 되는데 침방울은 크기가 매우 작아 곧바로 증발되나 결핵균은 공기 중에 떠돌아다니다가 주변 사람이 숨을 쉴 때 공기와 함께 폐 속으로 들어가 감염이 발생한다.
결핵은 우리나라의 경우 2011년 이후 감소 추세이나 2018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결핵 발생률이 인구 10만 명 당 66명으로 1위를 차지했으며, 사망률 또한 리투아니아 5.6명에 이어 4.8명으로 2위를 기록해 여전히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2020년 결핵환자 신고현황에 따르면 65세 이상 신규 결핵환자는 전년 대비 12.8% 감소했으나 신환자율이 65세 미만에 비해 5.1배 높아 환자 2명 중 1명이 65세이므로 고령층에서의 결핵에 대한 정확한 인지 및 예방이 필요하다.
결핵의 주요 증상으로는 기침이 가장 흔하며 가래, 호흡곤란, 흉통 등 호흡기 관련 증상이 나타나며 이외에도 밤중 식은땀, 발열, 쇠약감, 체중감소, 집중력 소실, 소화불량, 신경과민 등 전신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결핵균에 노출됐다고 해서 모두 결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감염자 90%에서는 잠복감염 상태로 결핵균이 신체 내에 있으나 면역기전에 의해 억제되어 있어 무증상이며 흉부 X선이나 객담 검사에서도 결핵균이 검출되지 않지만 잠복결핵감염검사에서는 양성으로 나타난다. 잠복결핵의 경우 치료를 통해 60∼90%가 결핵으로 이어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흉부 X선을 통해 활동성 결핵 여부를 확인하고 기침 등 증상 및 흉부 X선에서 결핵이 의심될 경우 객담 검사를 실시하게 된다. 결핵 판정 후에는 항결핵제 등 약물을 통해 최소 6개월 이상 치료를 하게 된다. 치료 기간이 긴 만큼 중단하지 않고 꾸준히 치료를 받아야 한다. 반드시 의료진 지시에 따라 처방약의 분량, 시간 등을 따르도록 하며 약물 복용 기간 중 검사를 통해 결핵의 호전 상태를 파악해야 하므로 내원일을 지켜야 한다.
대동병원 호흡기전담센터 심은희 과장은 “대부분 결핵의 증상은 감기나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의 증상과 같아 개인이 구분하기 어렵다”라며, “2주 이상 기침을 한다면 반드시 의료기관에 내원해 결핵 여부를 포함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일상생활에서 결핵 예방을 위해서는 균형 있는 영양섭취 및 운동을 통해 체력증진을 하는 것이다. 평소 기침, 재채기 등을 할 때에는 옷소매 위쪽으로 코와 입을 가리고 해야 하며 가족이나 주변 사람이 결핵을 앓고 있거나 결핵 환자와 접촉했다면 증상이 없어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김기봉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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