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J 세야 “취한 상태라 기억 안나…스킨십한 건 인정” vs BJ 땅불 “병으로 머리 맞고 밟혀…법적 해결 할 것”
유명 BJ들의 소송전은 11월 25일 서울 강남 한 룸살롱에서 발생했다. 이날 세야와 땅불은 다른 BJ들과 합동 방송을 했다. 합동 방송을 마친 새벽 세야는 땅불과 또 다른 BJ인 A 씨에게 룸살롱에 가서 술 한잔하길 권했다.
룸살롱에서 일어난 당시 상황을 땅불의 고소장과 고소장에 첨부된 목격자 증언, 현장 녹취 파일, 그리고 세야의 입장 표명 등으로 종합해 봤다. 정리하면 이번 사건은 세야보다는 세야 후원자인 이 아무개 씨가 더 크게 얽힌 사건이었다. 목격자는 사건이 일어난 가게 종업원으로 ‘재판에 증인으로도 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강남 F 룸살롱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3시경. 술을 마시면서 처음에는 별 문제가 없었다. 다만 세야가 땅불에게 스킨십을 하면서 조금씩 문제가 생겼다. 당시 함께했던 A 씨는 “세야가 땅불에게 가운데 앉으라고 자리를 지정했다. 이후 종업원이 있음에도 세야가 땅불 옆에 달라붙어 있었다”고 말했다. 고소장에 목격자로 표현된 종업원의 통화 내용에 따르면 “(옆에서 보기엔) 세야가 땅불에게 과하게 애정표현을 했지만 동성애자로 생각할 근거까진 안됐다”고 말했다.
세야는 입장 표명 영상에서 “사람을 좋아하게 되면 스킨십을 한다”, “좋다 싶으면 (남자라도) 손잡고 뽀뽀한다”고 말하며 당시 스킨십 사실은 인정했다. 그러던 중 마침 업소에 세야를 크게 후원하던 열혈 후원자 이 씨와 BJ인 김 아무개 씨 등이 방문했다. 세야는 ‘소개팅 방송을 진행하는 땅불도 후원자 이 씨를 알면 좋을 것 같다 생각해 잠시 인사하는 자리를 가졌다’고 말했다.
땅불은 “이 씨가 다짜고짜 반말을 했고, 세야도 ‘이 씨가 형이다’라고 했다. 땅불은 이 씨의 나이를 알려 달라고 했지만 알려주지 않았다. 땅불은 이 씨가 너무 동안이라 장난친다 생각해 ‘나보다 형이면 무릎을 꿇겠다. 주민등록증을 보여달라’고 했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종업원은 ‘나이 문제가 있었지만 땅불이 사과하고 좋게 화해하며 풀었고 이 씨는 방을 나갔다’고 말했다.
이 씨가 나가고도 세야의 스킨십이 계속되자 땅불은 이질감을 느꼈다고 한다. 땅불은 세야에게 ‘이런 질문 해도 되냐?’라면서 ‘혹시 동성애자냐?’고 물었다고 한다. 현장에 있던 종업원은 이 질문이 일종의 트리거가 됐다고 봤다. 분위기가 갑자기 변한 것이다.
이 질문 뒤 종업원의 증언에 따르면 “세야는 ‘나는 동성애자가 아니다’라며 부정했고, 이후 땅불에게 욕설을 하면서 ‘너는 나한테 안 된다’면서 무시하고 깎아내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종업원은 “세야가 이를 심하게 갈면서 땅불의 머리를 계속해서 때렸다. 땅불도 때리려고 했지만 주변에서 말렸고, 계속 머리를 맞자 분노해 세야 멱살을 잡아 목걸이가 끊어졌다”며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종업원을 내보냈는데 내보내는 와중에도 세야가 머리를 때렸다”고 말했다.
이때 결정적 사건이 발생한다. 목격자인 종업원에 따르면 세야의 방 안에서 고함 소리가 있었고 그때 이 씨와 김 씨가 방으로 들이닥치게 된다. 땅불은 “고함을 치며 방으로 들어온 이 씨가 내 머리채를 잡더니 곧바로 맥주병으로 머리를 내리쳤다”고 말했다. 종업원은 “이 씨가 맥주병으로 땅불의 머리를 때리는 걸 봤다. 그러면서 맥주병이 깨졌다”면서 “이 씨가 땅불의 옷을 벗기고 폭행하는 걸 봤다”고 했다.
종업원은 “같이 들어간 김 씨가 욕을 하며 화를 내자 웨이터가 김 씨를 데리고 나왔다”면서 “땅불이 맞고 있었는데 말리는 게 늦은 건 사실이다”라고 설명했다. 땅불은 “병으로 머리를 맞은 뒤 넘어졌는데 여러 명에게 밟힌 기억이 난다. 한 명은 확실히 아니었다”고 말했다.
세야 측 입장은 다르다. 세야는 입장 표명 영상에서 ‘취한 상태라 기억이 자세히 안나 여러 사람 얘기를 종합해 말한다’는 것을 전제하며 “땅불이 멱살을 잡아 목걸이가 끊어졌다. 멱살을 잡으면서 언성이 높아졌다. 그래서 옆방에 있던 이 씨와 김 씨가 들어왔다. 그때 땅불이 나이 관련 문제를 제기했고 티격태격 싸움이 벌어졌다. 김 씨는 친분이 있는 이 씨가 땅불에게 맞고 있자 땅불에게 달려들며 셋이 엉켜 싸우게 됐다”고 했다.
정리하면 땅불은 병으로 머리를 맞은 뒤 일방적 폭행이 시작됐다는 입장이고, 세야 측은 “티격태격하다가 서로 엉켜 싸웠다”는 주장이다. 다음날 땅불이 받은 상해진단서에 따르면 전치 4주에 갈비뼈 골절, 뇌진탕, 전신 타박상을 입었다. 땅불의 상해진단서에 세야 책임은 크지 않아 보인다. 다만 땅불은 세야가 이 씨를 불러 일이 생겼다고 생각했다.
크게 다친 땅불이 경찰을 부르게 됐다. 경찰은 땅불에게 “누구에게 맞았느냐”며 상황 파악을 하려고 했다. 땅불은 “이날 방송하면서 술을 많이 마셨고, 이후 룸살롱에 와서 양주 3병을 3명이 마셨다. 술에 취한 상태에서 병으로 머리를 맞아 정신이 없었다”며 “경찰이 때린 사람들을 잡아가지 않고 질문만 해 어머니에게 전화해 눈물로 호소했다. 화가 나 출동 경찰관에게 욕을 퍼부었다. 정신을 차린 뒤 때렸다고 잡아가는 게 아니라 현행범 체포 요건 등이 있는 것을 알고 경찰관에게 직접 사과했다”고 말했다.
세야는 입장 표명 영상에서 당시 경찰이 출동한 상황을 설명했다. 세야는 “땅불은 출동한 경찰에게 ‘저 경찰도 동성애자다’, ‘동성애자이기 때문에 세야와 관계를 맺고 나를 때렸다’ 등의 얘기를 했다. 다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땅불이 어머니에게 전화한 뒤 전화를 끊지 않아 출동 경찰관이 룸에 들어온 시간을 포함해 1시간 30분 정도 당시 상황이 녹음돼 있었다. 당시 통화 녹음에는 땅불이 경찰에게 ‘왜 안 잡아가느냐’며 욕을 퍼붓거나, ‘비리가 있는 것 아니냐’ 등의 말만 할 뿐 동성애 관련 언급이나 ‘경찰이 나를 때렸다’는 얘기는 하지 않았다.
녹음에 따르면 경찰관은 땅불이 울면서 분노만 퍼붓자 파출소로 가서 얘기하자고 권유했고, 땅불이 따라 나서자 세야는 ‘가봐야 의미가 없다’고 했다. 경찰관을 따라 나선 상황에 대해 땅불은 “현행범으로 체포하지 않은 상황에 의심이 계속됐고 파출소가 아닌 경찰서로 가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세야는 ‘땅불은 경찰서에서 동성애자였던 경찰이 따라왔다고 생각하다 쫓겨났다’고 말했다. 이에 땅불은 “김 씨를 룸살롱에서 처음 봐서 그의 직업도 몰랐다. 그런데 잠깐 봤던 김 씨와 닮은 사람이 경찰서에 있었다. 김 씨가 따라온 줄 알고 겁이 덜컥 나 마스크를 벗어 얼굴을 보여 달라고 했다. 취한 데다 뇌진탕까지 겪고 있어 혼동이 왔고 김 씨가 경찰이었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래서 경찰서를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입장을 묻는 일요신문의 질문에 세야는 “할 말 없다”고 답했다. 땅불은 “갑자기 병으로 머리를 맞고 밟혀 트라우마가 생겨 정신과를 다니고 있다. 세야와 이 씨, 김 씨 등을 고소해 법적으로 해결하고 싶다”고 답했다.
최강용 법무법인 로고스 변호사는 “공동상해와 관련하여 세야가 직접 가담했는지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알지 못하는 상황이고, 피해자는 세야가 이 씨를 불렀다고 주장하면서 최소한 교사했다는 주장이나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없어서 증거불충분 무혐의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초동의 다른 변호사는 “동성애자냐고 물은 뒤 분위기가 심각해진 상황에서 머리를 손으로 지속적으로 때린 게 사실이라면 폭행은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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