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출시 30여종 출시…전기차로의 대전 예고, 비결은 얼티엄 플랫폼과 환얼티파이
메리 바라 회장이 CES 2022 키노트에서 가장 먼저 언급한 것은 전동화다. 메리 바라 회장은 GM의 비전 중 하나인 탄소 배출 제로(zero emissions)를 2040년까지 실현하기 위해 2025년까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 350억 달러(약 42조원)을 투자하고 다양한 가격대와 라이프스타일을 아우르는 최소30종의 전기차를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계획임을 알렸다. 기존 내연기관 중심 자동차 회사에서 전기차 중심 회사로 대규모 전환을 예고한 것이다.
또 메리 바라 회장은 “2035년까지 새롭게 출시되는 모든 경량 차량(light-duty vehicle)을 전기차로 생산 하고 같은 기간 모든 대형 차량(heavy-duty vehicle)을 전기차로 도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이러한 대규모의 전동화로의 전환이 디트로이트에 있는 팩토리 제로(Factory Zero)에서 이미 시작됐으며, 현재 테네시 주의 스프링 힐(Spring Hil)에서도 계속 진행 중임을 전했다.
GM이 대규모 전동화를 진행할 수 있는 이유는 전기차에 필요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갖춰놨기 때문이다. 전기차의 틀이 되는 하드웨어는 GM의 얼티엄 플랫폼이 적용될 예정이다. GM의 3세대 전기차 플랫폼인 얼티엄 플랫폼은 모듈식 차량 구동 시스템과 자체 개발한 얼티엄 배터리를 동력원으로 차종을 가리지 않는 뛰어난 범 적용성을 특징으로 한다.
이를 통해 GM은 경제성을 중시하는 일반 전기차 모델부터 프리미엄 전기차, 상용 트럭 전기차, 고성능 퍼포먼스 전기차까지 다양한 범주에서 확고한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엄청난 성능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GMC 허머EV와 캐딜락 리릭, 쉐보레의 전기차들 역시 이 얼티엄 플랫폼이 적용된다.
차세대 전기차 소프웨어는 얼티파이가 담당한다. GM의 차량 인텔리전스 플랫폼에 대한 투자로 태어난 얼티파이는 새로운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신속하고 매끄럽고 안전하게 확장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CES 2022에서 GM은 얼티엄 플랫폼과 얼티파이가 적용된 전기차 모델인 실버라도 EV와 이쿼녹스 EV를 사전 공개했다.
미래 자동차 시장의 큰 축을 담당할 자율주행 기술도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다. 메리 바라 회장은 기조연설에서 GM이 자회사 크루즈(Cruise)를 통해 ‘완전한 자율주행으로 가는 길’을 개척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업계 최고수준의 자율주행 기술력을 보여왔던 GM은 캐딜락을 통해 선 보인 슈퍼 크루즈를 2023년까지 GM 브랜드 전반에 걸쳐 22개 모델에 적용할 예정이다.
또한 GM은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울트라 크루즈를 내년 공개해 도시거리, 농촌 지역, 고속도로를 포함한 미국 및 캐나다 전역에서 95% 도어 투 도어(door-to-door) 핸즈프리 운전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GM은 퀄컴과 공동으로 컴퓨팅 아키텍처를 개발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울트라 크루즈를 탑재한 자율주행차는 PC 수백대를 합친 만큼의 프로세싱 능력을 갖춘 것은 물론, 사이즈는 노트북 두 개 정도로 줄여 울트라 크루즈는 다방면에서 최고의 운전자 지원 시스템이 될 전망이다. GM은 캐딜락의 울트라 럭셔리 세단인 셀레스틱에 울트라 크루즈를 최초로 탑재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메리 바라 회장은 GM이 더 이상 기존 자동차 시장에 머물러 있지 않음을 재확인 시켰다. 앞서 GM은 계약을 통해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인 얼티엄 플랫폼을 혼다에 제공할 것임을 알린 바 있으며, GM의 물류 시스템 브랜드인 브라이트드롭을 통해 유통 업체의 탄소 배출 절감을 지원하는 등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을 공표한 상태다.
특히 이번 기조연설에서는 GM이 지난 1년간 브라이트드롭을 통해 페덱스에 EV600 등 전기 화물트럭을 공급한 것은 물론, 2040년까지 약 20만대 이상의 중형 전기 픽업 및 배달차량을 페덱스에 추가 공급할 계획임을 알렸다. GM은 또 페덱스에 이어 세계 최고의 다국적 소매 업체 월마트를 브라이트드롭의 새로운 파트너사로 추가했음을 알렸다. 이번에 월마트가 예약한 브라이트드롭의 상용 전기차 EV600과 EV410은 5000대에 달하며, 월마트는 이를 통해 최종 배송 단계의 네트워크를 효율적으로 구축하고 2040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 물류를 이루는데 활용할 계획이다.
미디어와 자동차 업계에서는 GM이 이번 CES 2022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킬 지속기능한 대규모 모빌리티 혁신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는 평가다. 작년 CES에서 전 전동화(all-electrification) 미래 실현을 위한 다양한 신규 사업 개발 및 전략을 공개하며 혁신 기업으로서 성장 가치를 입증한 바 있는 GM 이보다 발전된 플랜과 실질적인 결과물을 내놨기 때문이다. 더욱이 현재 GM이 진행 중인 모빌리티 혁신이 전통적인 자동차 산업을 벗어나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까지 구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GM의 도전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뛰어난 기술력으로 내연기관 자동차 시장에서 왕국을 이뤘던 GM의 다음 행보에 세계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김선호 기자 Sh555@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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