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해 우리는’은 풋풋하면서도 싱그러운 청춘을 떠올리게 한다. 마냥 좋았던 기억들만 있었던 것도 아닌데 떠올리면 왠지 가슴이 뭉클해지는 그날의 ‘나와 우리’가 고스란히 담겼다. 눈앞에 닥친 현실과 놓치고 싶지 않은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기도 하고, 미련하게 혼자만 껴안고 있던 고단함을 나눌 수 있는 사람과 재회하지만 새로운 시작을 망설이기도 한다. 당신의 이야기일 수도 있는 그것의 중심에 선 김다미의 국연수는 내가 어떻게 우리로 완성될 수 있는지를 담담하게 말해주고 있다.
“저는 연수가 사랑하는 방식을 이해할 수 있었어요. 연수는 사랑하는 감정을 느끼는 것 자체가 사치이고, 그런 걸 느낄 때 불안함을 함께 느끼는 캐릭터죠. 왜냐하면 마음을 주는 것 자체가 어려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니까요. 그런 연수의 사랑에 공감이 참 많이 갔어요. 또 지금의 연수가 있기까지 어떤 환경을 겪었는지, 왜 연수가 저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도 공감됐고요. 연수는 자신의 안에 많은 감정과 생각들을 가지고 있는데, 그런 것들을 덜 표현해 내면서도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알아차리게 만드는 건 어떤 포인트가 있을까, 그런 것에 중점을 두면서 연기했던 것 같아요.”

가난한 가정이라는 현실과 처음 겪어보는 사랑 사이에서 방황하다 끝내 이별을 고하게 됐지만, 10년 뒤 웅과 재회하면서 다시 처음부터 쌓아 올리는 ‘사랑의 재시작’에 시청자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조금만 삐끗해도 현실성을 잃기 쉬운 ‘재회 커플’이라는 소재에도 그만한 호평이 쏟아진 데엔 연수와 웅이 가진 보편성이 한몫하지 않았을까.
“많은 분들이 ‘웅연수’ 커플이 정말 내 옆 어딘가에 있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어떤 (만들어진) 이야기가 현실적으로 느껴진다는 말씀이신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어요. 마치 내 옆의 친구가 연애하는 모습, 그런 가까운 느낌이 웅연수 커플의 매력이지 않았을까 싶어요. 다만 아쉬운 게 있다면 ‘조금 더 길었으면 좋겠다’는 점이에요. 이야기가 더 길었다면 연수나 웅이의 서사나 감정들을 좀 더 풀어낼 수 있지 않았을까 싶은데, 그래도 16부작 안에서 작가님도, 배우들도 너무 잘 풀어내 주신 것 같아서 그게 좋았어요.”
‘그해 우리는’은 김다미와 최우식의 학창시절 모습을 짧게나마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촬영 당시 김다미는 26세, 최우식은 31세였으니 위화감이 느껴질 법도 한 데도 화면으로 본 그들의 모습은 정말 어느 고등학교 어느 학생들을 무작위로 골라 찍은 것처럼 자연스러워 보였다는 게 대중들의 평이었다. 교복을 입은 학생을 연기할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은 만큼 이 틈을 타서 김다미의 학창시절 이야기를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김다미는 “저는 연수처럼 공부를 많이 하는 학생은 아니었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전작에서는 적대하는 입장이었지만, 3년 만의 재회에서 연인이 된 최우식과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는 에피소드였다. 내성적인 성격 탓에 사람들과 친해지기가 쉽지 않았다는 김다미는 이상하게도 최우식과는 빠르게 친해졌다며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사실 ‘마녀’에서 우식 오빠와 제가 붙는 신이 많이 없었어요. 액션이 많았고 대화는 거의 없었죠. 그때도 우식 오빠가 되게 멋있다고 생각했던 게, 늘 그 캐릭터 자체로 현장에 와 있고 자유자재로 연기하는 게 멋있더라고요. 언젠가 다른 작품에서 만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다가 여기서 딱 만난 거예요(웃음). 우식 오빠와는 ‘마녀’ 때부터 친했는데 아마 그때도 촬영하면서 친해졌지 싶어요. 붙는 장면이 많이 없었는데도 친해졌는데 이번 작품을 하면서는 6개월 동안 매일매일 보면서 사이가 더 많이 돈독해졌어요. 생각보다 친해지는 데 시간이 더 짧게 걸렸던 것 같아요(웃음).”
그런 이들에게 ‘그해 우리는’은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까. 데뷔 5년 차 배우로 첫 로맨틱 코미디이자 첫 지상파 주연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김다미에게 이 작품은 다른 누구에게보다도 더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지 모르겠다. 김다미는 “저희가 ‘그해 우리는’을 찍으며 느꼈던 감정이 시청자 분들께도 전해질 수 있는, 그런 작품이었으면 좋겠다”며 소박한 소망을 덧붙였다.
“저랑 우식 오빠가 그런 이야기를 했거든요. ‘나중에 다시 한 번 돌려 볼 수 있는 드라마면 좋겠다’고. 연애할 때 풋풋한 모습, 20대 청춘의 모습 그런 것들이 어느 시간대에 봐도 공감이 갈 수 있는 작품이었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시청자 분들께도 내년에 봐도, 10년 뒤에 봐도 그런 작품으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그해 우리는’은 제게 있어서도 약간 제 청춘의 마지막처럼 잘 장식한 느낌이랄까(웃음). 20대의 제 모습을 잘 담아낸 것 같은 작품이거든요. 다시 돌려 본다면, 물론 아쉬운 부분이 있겠지만, 그때의 제 감정을 느끼고 싶어서 계속 보고 싶은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