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전화’는 최초 구동하면 검정 화면이 나온다. 이때 화면을 가볍게 터치하면 벨소리 및 진동과 함께 누구에게 전화가 왔는지 이름이 표시된다. 이때 전화를 받을 수도 있고 거절할 수도 있다. 전화를 받으면 마치 실제 통화가 이뤄지는 것처럼 화면에 통화 시간이 흘러간다. 통화 중에 뺨으로 화면을 터치하면 화면이 검게 변한다. 대부분 스마트폰이 통화중 오작동을 방지하기 위해 근접 조도 센서로 화면이 자동으로 꺼지는 점을 그대로 연출한 것이다.
다양한 설정도 가능하다. 먼저 누구에게서 전화가 왔는지 미리 설정해놓을 수 있다. 엄마, 아빠, 어머니, 아버지와 같은 부모님부터 애인, 마누라, 남편, 시어머니, 시아버지, 장모님, 장인어른까지 다양하다. 주로 어른들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은 실례가 된다는 사회적 통념을 절묘하게 이용한 것이다. 남편, 애인, 마누라와 같은 이름은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사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의 화면 표시와 똑같이 만든 세심함도 엿보인다. 휴대전화, 아이폰, 집과 같은 부연 설명을 붙일 수 있는 것. 가령 ‘아버지, 집’ 이렇게 설정해 다른 사람이 화면을 슬쩍 보더라도 진짜 전화와 분간할 수 없도록 만든다. 시작 시간 설정은 ‘가짜 전화’에 완벽함을 부여한다. 즉시, 1분, 3분으로 나눠 설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지 않아도 설정된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전화가 울린다.
애플 앱스토어에서 서비스 중인 ‘가짜 전화’는 출시 기념으로 9월 4일까지 무료로 제공되며 이후 유료 전환될 예정이다. 출시 일주일 만에 무료 순위 3위에 오르며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다만 해당 앱이 퍼질수록 위장 효과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진언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