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가 맞은편엔 고급 주택이 모여 있다. ‘부촌’이라 불리는 주택지다. 이곳에 전직 대통령이지만, 대통령 예우를 박탈당했던 전두환 씨와 노태우 씨가 거주했다. 전 씨의 경우 군인 신분이었을 때부터 연희동 소재 안전가옥에 거주하면서 연희동과 인연을 맺었다. 이 당시엔 주민들도 전 씨가 연희동에 거주하는 사실을 몰랐다고 전해진다.
연희동에서 전 씨 존재감이 부각된 건 퇴임 후였다. 전 씨는 퇴임 후에도 연희동에 둥지를 텄다. 1987년 4월 9일 전 씨 부인 이순자 씨는 연희동 자택에 대해 소유권 보존을 등기했다. 이 당시 등기부에 기록된 이 씨 소재지는 ‘서울 종로구 세종로 1’이다. 청와대와 경복궁 일대가 포함된 지역으로 ‘전직 영부인’ 신분이었던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전 씨는 퇴임 후 30년이 넘는 세월을 연희동에서 보냈다. 지난해 11월 23일 90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전 씨는 죽어서도 연희동을 벗어나지 못했다. “북녘 땅이 보이는 전방 고지에 백골로 남고 싶다”는 유언을 전했지만, 장지를 구하지 못했다. 전 씨 유골은 지금도 자택에 임시 안치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신군부 2인자로 대권까지 잡았던 노태우 씨의 경우 전 씨 자택 인근에 주택을 구매했다. 육군사관학교와 하나회, 신군부를 거쳐 정치권에서 밀접한 관계를 맺은 둘은 사는 곳도 지척에 있었다. 이웃사촌이었던 셈이다. 부동산등기부에 따르면 노 씨는 1981년 12월 21일 연희동 자택을 구매했다. 퇴임 후 전 씨보다는 미디어 노출이 적은 상태로 연희동에 거주했던 노 씨는 지난해 10월 26일 사망했다.
두 전직 대통령이 연희동에 거주하던 당시 연희동 주민들 사이에선 ‘불편하다’는 여론과 ‘별 상관없다’는 여론이 공존했다는 후문이다. 이따금씩 몰려드는 취재진 인파에 전 씨와 노 씨 자택 인접 주민들은 일부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명예교수는 1974년 5월부터 연희동에 거주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윤 당선인은 서울시 성북구 보문동에서 출생한 뒤 중학생 시절부터 연희동에 거주했다. 연희동에서 성장기를 보낸 셈이다.
윤 당선인은 성북구 소재 대광국민학교를 졸업한 뒤 연희동으로 이사를 오고 은평구 소재 충암중학교와 충암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윤 당선인은 ‘헌정 사상 최초 서울 출신 대통령’이란 타이틀을 얻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연희동에 거주했던 두 전직 대통령은 퇴임 이후 불명예스러운 말년을 보냈다”면서 “그런데 윤 당선인의 경우엔 연희동에서 성장한 뒤 대통령이 됐다. 권력 정점에서 내려온 사람들이 연희동에 거주했고, 연희동에서 성장한 신인 정치인이 권력 정점에 오른 사실 자체가 흥미롭긴 하다”고 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