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 “욕 맞아 죽더라도…장애인 이동권 예산 확대를”
"좋은 말로 하든 나쁜 말로 하든 관심조차 없더라. 그러면 이걸 누가 바꿔야 됩니까."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코앞 거리의 승객들에게 상스러운 욕설을 듣는 걸 감수하면서까지 요구하는 내용의 요지는 '장애인 이동권을 위한 예산 확대'다. 정부는 2005년 교통약자법 제정과 함께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약속했지만, 지난 17년 동안 진전은 더뎠다.
장애인이 이용 가능한 저상버스는 2020년까지 보급률 42%가 목표였지만, 2020년 말 기준 27.8%에 그쳤다. 장애인콜택시로 대표되는 특별교통수단은 목표 보급률의 83.4% 달성에 그쳤고, 비수도권 지역은 대부분 목표 보급률의 50~60%밖에 달성하지 못했다. 서울시 지하철 엘리베이터도 기존 약속대로라면 2022년까지 모든 역사에 100% 설치되어야 했는데, 2021년 기준 93% 설치에 그쳤다. 서울시는 그 약속을 2025년으로 미뤘다.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결국 이게 다 제대로 된 운영비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에 시작한 '전장연'의 시위는 3월 대통령 선거 직전까지 계속됐다. 시위가 길어진 만큼 승객들의 불만도 고조됐다. '전장연' 홈페이지는 지난 2월 한때 해커의 공격을 받아 접속이 불가능했다. '전장연' 건물까지 찾아와 활동가에게 욕설과 협박을 한 사람도 있었으며, 방화 위협을 한 사람도 있었다. 이런 극단적인 예까지 들지 않더라도, 시위로 인해 출근이 늦어 손해를 봤다는 이들의 이야기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잇따라 올라왔다.
이런 상황에서도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이 문제가 바뀔 수 있다면 욕의 무덤에라도 기꺼이 들어가겠다"며 시위를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한국에서 장애인 이동권 투쟁은 20년 넘게 지속되어 왔다. 2022년 현재,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 이동권의 현주소는 어디인가. 자세한 내용은 아래 영상 그리고 일요신문U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조승연 PD mcsy369@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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