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감염병 대응 매뉴얼’ 있지만 현실에선 무용지물
작년 11월 코로나19 확진 후 10일간 홀로 재택 치료를 한 유진우 씨가 말했다. 중증 뇌병변장애를 갖고 있는 유진우 씨는 식사, 빨래 같은 일상생활을 위해 활동지원서비스를 필요로 한다. 지난해 11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그는 홀로 재택치료를 하긴 어려울 것이란 판단에 보건소에 입원 요청을 했다.
하지만 보건소는 병상이 부족하다며 입원을 미뤘다. 유진우 씨는 집에서 병상이 나기를 기다렸지만, 격리가 해제되는 10일이 지날 때까지 입원이 가능하다는 연락은 오지 않았다. 유진우 씨는 그 10일의 시간이 치료가 아닌 방치에 가까웠다고 말한다. 경직된 팔 때문에 체온조차 혼자 재기 쉽지 않았고, 홀로 화장실에 가다 넘어져 다칠 뻔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사례는 유진우 씨뿐만이 아니다. 장애 유형이 여러가지인 만큼 장애인 당사자와 가족들이 겪는 어려움도 다양하다.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데는 코로나보다 장애가 더 무서운 거예요.”
지난해 11월, 코로나19에 감염된 발달장애인 아들 서창록 씨를 돌보다 온 가족이 확진된 경험이 있는 이순화 씨가 말했다. 낯선 공간에 가면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는 아들을 고려해 이순화 씨는 직접 아들을 돌보며 재택치료를 하려 했다. 하지만 3일 뒤 이순화 씨마저 양성이 나오자 모자는 어쩔 수 없이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병원이라고 장애 대응 인력이 잘 갖춰져 있는 건 아니었다. 병원에서도 여전히 아들을 돌보는 건 이순화 씨의 몫이었다. 불안 증세를 보이는 아들을 돌보느라 자기 몸을 챙기지 못한 이순화 씨는 결국 이틀 만에 정신을 잃었다.
전문가들은 이미 마련되어 있는 ‘장애인 감염병 대응 매뉴얼’만 잘 작동했어도 유진우 씨와 이순화 씨의 사례를 예방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매뉴얼은 매뉴얼이었을 뿐 현실은 엄혹했다. 이 매뉴얼은 현실에서 왜 작동하지 않았을까. 장애인 확진자들의 안타까운 실태를 다룬 이야기는 아래 영상 그리고 일요신문U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조승연 PD mcsy369@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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